디지털 자산 정책: 정부 논의의 핵심 쟁점과 제도 정비 방향

정부 논의는 디지털 자산을 ‘기회’와 ‘리스크 관리’의 두 축으로 다루면서, 용어·대상 정비와 사업자 규율, 거래소 내부통제·보안 기준 및 책임 규정 같은 신뢰 장치를 함께 손보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단기 변화는 자율규제 개선에서, 구조적 변화는 입법 협의의 구체화 정도에서 갈릴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 자산을 둘러싼 정부 논의는 ‘기회’의 제도화와 ‘사고·불신’의 재발 방지 장치를 동시에 세우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다. 다만 논의 축이 넓은 만큼, 무엇이 ‘정의(용어)’이고 무엇이 ‘규율(의무·책임)’인지, 또 무엇이 ‘집행(자율규제 개선·입법 협의)’인지 구분해 읽어야 실제 변화의 범위를 가늠할 수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026년 3월 4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26년 제1차 가상자산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1) 의제: 사고 점검과 기본법 검토가 한 테이블에
이번 가상자산위원회 회의에서는 가상자산 오지급 사태(2.6일) 중간점검 및 제도 개선방향과 함께 (가칭)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정부 검토안 주요 내용이 논의되었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같은 회의에서 ‘사고에 대한 점검’과 ‘기본법 검토’가 함께 다뤄졌다는 점은, 단기적으로는 재발 방지 장치의 구체화가, 중장기적으로는 체계 정비(틀 재설계)가 병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 구성만으로는 어느 쪽이 우선순위를 갖는지, 또는 어느 수준까지 규율이 확장되는지까지 단정하기는 어렵고, 이후 문구·기준이 어디까지 명문화되는지가 관건이다.
2) 원칙: ‘두 축’으로 가르겠다는 선언의 의미
권대영 부위원장은 '새로운 기회'와 '리스크 관리' 측면의 '두 축'(Two-Track)으로 디지털자산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기회’와 ‘리스크 관리’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표현은, 혁신 촉진과 소비자·시장 보호를 한 방향으로만 밀지 않겠다는 프레임을 제공한다. 다만 원칙 선언은 구체적 규정의 강도(의무 범위, 책임 배분, 감독·검사 체계 등)를 자동으로 결정하지는 않는다. 결국 두 축의 균형이 실제 규정에서 어떻게 계량화·문서화되는지가 정책 체감도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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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의와 범위: 용어 정합성과 ‘디지털사업자’ 규율
위원회는 현행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가상자산' 용어를 글로벌 정합성에 맞게 바꾸고 디지털사업자에 대한 규율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용어를 글로벌 정합성에 맞추겠다는 방향은, 규율의 출발점이 되는 ‘대상’의 경계를 다시 긋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동시에 디지털사업자에 대한 규율체계를 언급한 것은, 단순히 특정 상품(가상자산)의 문제를 넘어 ‘누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때 어떤 책임을 지는지’로 논의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사업자 범주가 어디까지 포함될지는, 이후 정립될 정의와 분류 체계에 달려 있다.
4) 신뢰 장치: 내부통제·보안 기준과 책임 규정의 결합
위원회는 시장신뢰・투명성 담보를 위해 거래소 내부통제기준 및 전산・보안기준 마련, 무과실 손해배상책임 부과 등 안전장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시장 신뢰를 목표로 할 때, ‘기준(내부통제·전산·보안)’과 ‘책임(손해배상)’을 함께 거론한 것은 사후 제재뿐 아니라 사전 통제의 구체화를 염두에 둔 접근으로 해석된다. 다만 안전장치가 도입되더라도, 기준의 현실성(이행 가능성), 사고 시 인과관계·면책 구조, 비용 부담이 어디에 전가되는지에 따라 시장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5) 실행 경로: 자율규제 개선과 당정 협의의 병행
금융위원회는 이날 논의내용을 토대로 DAXA의 내부통제기준 자율규제 개선과 법 제정을 위한 당정 협의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이 단계는 ‘방향’이 ‘절차’로 옮겨가는 구간이다. 자율규제의 개선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손볼 수 있는 영역인 반면, 법 제정 협의는 문구 설계와 이해관계 조정이 필요해 시간과 변수가 생기기 쉽다. 따라서 당장 확인 가능한 변화는 내부통제 기준의 정비 과정에서 먼저 포착될 가능성이 크고, 더 큰 틀의 변화는 입법 논의의 구체화 범위 안에서만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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