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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체 관련주

원전 해체 관련주

2025년 6월 26일 원안위가 고리 1호기 해체계획서를 승인했다. 총 사업비는 1조 713억 원이고, 완료 예정은 2037년이다. 착수 첫 공사 184억 원은 낙찰됐고, 6월 27일 위드텍 주가는 25.21% 급등했다.

지금 당장 봐야 할 원전 해체 관련주는?

2025년 6월 26일, 원안위(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제216회 회의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고리 1호기 해체계획서를 심의·의결하고 최종 승인을 결정했다. 2017년 영구정지 결정 이후 8년 만에 본격적인 해체에 돌입하는 것이다. 다음 날 증시에서는 종목별로 최대 25%까지 올랐다. 어떤 종목이, 왜 움직였는지 표로 먼저 정리한다.


승인 다음 날(2025년 6월 27일) 주가 등락 요약

6월 27일 오전 기준, 위드텍은 25.21% 급등했다. 비츠로테크는 24.68% 올랐다.

원일티엔아이는 17.15% 상승했다. 오르비텍은 11.84% 올랐다.

우진엔텍은 7.51% 올랐다.

종목등락률실제 역할
위드텍+25.21%방사성 폐기물 핵종 분석, 이동형 방사화학 실험실 개발
비츠로테크+24.68%고온 플라즈마 기술로 원자력 폐기물·폐액 처리
원일티엔아이+17.15%삼중수소제거설비 핵심 기기 생산
오르비텍+11.84%방사선 안전관리·방사성 폐기물 분석·처리
우진엔텍+7.51%계측제어설비 정비, 방사선 영상화 장비(G-CAM) 기술 보유
두산에너빌리티+1.70%원전 주기기 제작, 비관리구역 해체공사 수주
한전KPS-발전설비 유지보수, 방사성 설비 절연·분리 작업
한전기술-원전 설계·엔지니어링, 해체 설계 및 방사선 관리
현대건설-해체공사 EPC, 미국 인디언포인트 원전 해체 참여 중

(2025년 6월 27일 한국거래소 기준)


종목들이 한꺼번에 올랐지만, 실제로 하는 일은 서로 다르다.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그룹은 현장 직접 수주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HJ중공업, 한전KP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8년까지 고리 1호기 비관리구역 해체공사를 수행한다. 이미 계약서에 이름이 올라간 종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증기발생기 절단 같은 중장비 해체 기술을 담당한다. 한전KPS는 방사성 설비 계통의 절연 및 분리 작업을 맡는다.

두 번째 그룹은 방사선 관리·폐기물 처리 전문형이다. 오르비텍은 방사선 관리와 방사성 폐기물 분석·처리 회사다. 2023년부터 방사선 분석센터를 운영했고, 2022년 한수원과 한빛 원전 3·4호기 방사선관리 용역 계약도 체결했다. 위드텍은 원전 해체 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 핵종 분석을 위한 이동형 방사화학 실험실을 개발한다.

세 번째 그룹은 기술 개발 진입형이다. 우진엔텍은 방사선 영상화 장비 기술(G-CAM)을 보유하며, 산업부와 함께 G-CAM 기술 강화를 위한 국책과제를 진행한다. 국책과제는 현장 적용을 위한 기술 검증 단계다. 비츠로테크는 고온 플라즈마 기술로 원전 폐기물과 폐액을 처리한다. 피코그램은 방사성 폐수 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원일티엔아이는 삼중수소제거설비 핵심 기기를 생산한다.

주가가 한 번에 오른 것과 실제로 수주가 들어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원전 해체 관련 기업은 10여 개 수준이다. 그중 고리 1호기 발주 구조에서 어떤 공정에 어떤 기업이 연결되는지, 수익화 시점이 언제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 기준으로 종목을 추리는 방법은 유료 섹션에서 다룬다.

고리 1호기 해체, 실제로 얼마짜리 사업인가

총 사업비는 1조 713억 원이다.

해체 사업 관리·활동비 8,088억 원과 방사성 및 일반 폐기물 처리비 2,625억 원을 합한 숫자다.

완료 시점은 12년 후인 2037년. 원전 하나를 완전히 지우는 데 1조 원이 넘는 돈과 한 세대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도 짚을 만하다.

한수원은 지난해 기준 충당부채 형태로 9,647억 원을 현금 적립해 놨다. 사업비의 90%가 이미 쌓여 있다는 뜻이다. 예산이 초과될 경우 회사채 발행이나 추가 적립 등 보완 대책도 준비돼 있다.

12년을 세 구간으로 나눠야 하는 이유

해체는 단일 공사가 아니다.

승인 시점부터 2031년까지 비방사선 구역 철거와 사용후핵연료 반출이 진행된다.

2035년까지 오염구역 제염과 철거, 방사성폐기물 처리가 이어진다.

마지막 2년에 걸쳐 부지 복원이 진행돼 2037년에 완료될 계획이다.

이걸 표로 보면 이렇다.

단계기간주요 작업
비방사선 구역 해체~2031년터빈건물 설비 철거, 사용후핵연료 반출
방사선 구역 해체2031~2035년오염구역 제염, 방사성 계통 철거, 폐기물 처리
부지 복원2035~2037년부지 정화 및 방사선 기준 충족 확인

구간마다 투입되는 기술과 업체가 다르다. 이게 원전 해체 관련주를 볼 때 가장 중요한 틀이다. 지금 당장 수주가 열리는 구간과 2031년 이후에야 발주가 나는 구간이 전혀 다른 회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첫 삽은 이미 떴다

한수원은 두산에너빌리티·HJ중공업·한전KPS 컨소시엄과 비관리구역 설비 해체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84억 원(부가가치세 포함)이다. 전체 1조 713억 원 가운데 첫 번째 조각이 떨어진 셈이다.

고리 1호기는 11월 중순 비관리구역 설비 해체공사에 착수해 건물 내 석면과 보온재를 우선 철거한 뒤 터빈건물 설비부터 단계적으로 해체해 나갈 예정이다. 공사 기간은 착공일로부터 30개월이다.

한 가지 더 알아둘 것이 있다.

예상 폐기물은 다음과 같다.

폐기물 구분예상 발생량
중준위65톤
저준위8,941톤
극저준위4,315톤
자체처분158,387톤
합계171,708톤

총 171,708톤의 폐기물을 12년에 걸쳐 분류하고 처리하는 사업이다. 규모만 보면 공사보다 폐기물 처리가 더 오래, 더 복잡하게 이어진다.

수주전도 이미 달아올랐다.

총 1조 원이 넘는 고리 1호기 해체 시장을 놓고 100여 개 국내 원전 해체 업체들이 수주 경쟁을 벌인다.

184억 원짜리 첫 번째 공사는 낙찰됐지만, 나머지 1조 원대 발주는 아직 대부분 열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떤 회사가 이 1조 713억 원 파이에서 실질적인 몫을 가져갈까. 제염, 폐기물 처리, 건설 해체, 방사선 관리 등 공정마다 요구하는 기술 면허가 다르고, 거기 맞는 기업도 따로 있다. 다음 섹션에서 공정을 분해해서 종목별로 매핑한다.

총사업비와 12년(2025–2037)을 3구간으로 나눈 일정·예산을 한눈에 보여주는 타임라인 다이어그램이 필요함

글로벌 시장이 왜 중요한가, 고리 1호기는 입장권이다

IAEA는 2050년까지 총 588기의 원전 해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기당 해체 비용을 고리 1호기 수준(약 8,000억 원)으로 계산하면 최소 500조 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된다. 그런데 이 시장, 지금은 사실상 비어 있다.

세계에서 영구 정지된 원전은 214기인데, 이 중 해체가 완료된 원전은 25기에 불과하다.

해체를 기다리는 대기열이 189기나 쌓여 있다. 실제로 끝낸 사례는 손에 꼽는다. 공급이 극단적으로 부족한 시장이다.


왜 아직 비어 있나

이유는 단순하다. 실제 해체 실적이 없으면 대형 국제 사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 원전 해체가 '시장 전망' 못지않게 '실적 산업'으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해체 공법의 안전성과 일정 준수 능력은 문서보다 완료 사례로 입증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지금 이 시장은 미국, 독일, 일본, 스위스 등 4개국만이 원전 해체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하면 상업용 발전 원전을 해체한 사례가 없다.

나머지는 소형 연구용 원형로를 해체한 경우다.

상업용 대형 원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해체해 본 나라는 지금 지구상에 미국 하나뿐이다.


500조 원 시장, 진짜인가

여기서 한 가지 짚어둘 것이 있다. IAEA는 최근 몇 년 사이 해체 시장의 경제적 규모 전망치를 직접 내놓은 적이 없다.

다만 2023년 3월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해체에 들어갈 수 있는 원전의 수를 예상했다.

보고서는 이미 200여 기가 영구 정지인 상황이라고 적시했다.

가동 원전 420여 기의 절반가량이 추가 해체에 들어갈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 추정을 현실화하면 약 410기가 해체를 시작할 수 있다.

각 기기당 1조 원이 넘는 비용을 가정하면, 전체 규모는 500조 원가량이 된다.

IAEA 자료 자체가 대략적인 추산인 점과 이를 가공하는 방식이 엉성하다는 지적이 있다.

숫자 하나를 맹신하기보다는 방향을 보는 게 맞다.

글로벌 민간 기구들은 장기적으로 완만한 해체 시장의 성장을 예상한다.

아이마크 그룹은 연평균 4.6%를, 비스 리서치는 5.8%를 향후 수년간의 성장률로 제시했다.

폭발적 급성장은 아니지만, 30년 이상 꾸준히 커지는 구조다.


고리 1호기가 '입장권'인 이유

한국이 고리 1호기 프로젝트를 완수하면, 미국에 이어 대형 상업용 원전을 온전히 해체한 두 번째 국가가 된다. 이 레퍼런스 하나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실제로 준비는 시작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2026년부터 미국·영국·체코 등 원전 해체 수요가 있는 국가들과 실무 협의가 예정돼 있다"며 "고리 1호기의 해체 경험이 한국형 해체 패키지 수출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원전 수출에 성공한 UAE, 체코 등지를 중심으로 원전 건설부터 운영, 해체에 이르는 전주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원전을 지어주고, 돌려주고, 마지막에 치워주는 일까지 묶어서 파는 구조다.

단, 현실적인 격차도 있다. 국내 기술력은 미국에 비해 약 4년 정도 뒤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제염이나 폐기물 처리, 부지 복원 등의 기술은 미국과 비교 시 70% 중반 수준으로 분석된다. 현재 기술력으로도 해체 공사 자체는 가능하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아직 떨어진다는 의미다.

구분내용
글로벌 영구정지 원전214기 (해체 완료는 25기)
2050년까지 해체 예상588기 (IAEA 전망)
추정 시장 규모500조 원 이상
상업용 해체 경험 보유국미국 (사실상 유일)
한국 기술 수준미국 대비 약 70% 중반

PwC는 글로벌 해체 발주가 2030년대 중반 이후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리 1호기가 완공되는 2037년이 그 급증 구간과 정확히 겹친다. 레퍼런스를 손에 쥐고 시장이 열리는 타이밍을 맞이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 시장에서 어떤 공정을 어떤 기업이 담당하는가. 원전 해체는 단일 사업이 아니라 공정마다 다른 기술이 필요한 복합 프로젝트다. 그 구조를 다음 섹션에서 뜯어본다.

IAEA의 2050년 전망(588기)과 전 세계 해체 대기열(완료 vs 대기)을 시각적으로 보여줘 시장 규모를 직관화함

종목별 역할 지도: 어떤 회사가 '무엇을' 하는가

원전 해체 관련주라고 다 같은 역할을 하는 게 아니다. 해체 기술은 공정 순서에 따라 5개 분야로 나뉜다. 설계·인허가와 제염. 해체. 폐기물 처리와 부지 복원.

이 5개 공정에 각기 다른 기업이 들어온다. 지금 주가가 같이 올랐다고 역할이 같은 게 아니라는 뜻이다. 고리 1호기에서는 계통제염을 한전KPS가, 비방사선관리구역 해체를 두산에너빌리티가 대표사로 수행한다. 한전KPS가 대형 폐기물 처리 용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주요 공정에서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공정별로 어느 기업이 어디에 포지셔닝되어 있는지, 표로 정리하면 이렇다.

공정 단계주요 역할관련 기업
설계·인허가해체 전 설계, 물량 산정, 시방서 작성, 환경영향 평가한국전력기술
제염배관·기기 내부 방사성 물질을 화학 약품으로 제거한전KPS, 우진
해체·절단증기발생기·원자로 등 대형 기기를 기계적으로 절단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폐기물 처리발생한 방사성 폐기물을 검사·감용·포장·처분한전KPS, 오르비텍, 비츠로테크, 오리온이엔씨
방사능 측정오염도 측정·핵종 분석 장비 공급위드텍, 우진엔텍
부지 복원잔류 방사능 측정, 부지 규제 해제, 환경 복원현대건설, 한국전력기술

공정 1단계: 설계가 없으면 해체도 없다

한국전력기술(한전기술)은 2018년부터 고리 1호기 해체종합설계용역을 수행한다. 설계사가 먼저 "어디를 어떻게 뜯는다"는 계획서를 완성해야 실제 공사가 발주된다. 해체 사업 전체의 설계도를 쥔 셈이다.

해체 설계와 평가 역할은 공정 초기에 집중된다. 그래서 수익화 시점도 상대적으로 이르다.


공정 2단계: 제염, 실제로 지금 하고 있는 작업

한전KPS는 2024년 5월부터 고리 1호기 계통 제염 용역을 수행한다. 계통 제염은 원자로 냉각재 배관 등 내부에 쌓인 방사성 물질을 화학 약품으로 제거하는 작업이다. 배관 속을 청소하는 일인데, 방사선 환경에서 하므로 아무 회사나 못 한다.

우진은 방사능 제염 기술과 장비를 보유한 기업이다. 원전용 정밀 계측기를 한전기술에 독점 공급한다.


공정 3단계: 해체·절단, 가장 난이도 높은 구간

두산에너빌리티는 증기발생기 절단 같은 중장비 해체 기술을 담당한다. 한전KPS는 방사성 설비 계통의 절연 및 분리 작업을 맡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고리 1호기 비방사선관리구역 해체에서 대표사로 공사를 진행한다.

현대건설은 2022년부터 미국 홀텍의 인디언포인트 원전 해체 프로젝트에 참여해 화학제염과 원자로 압력 용기·내장품 절단을 맡았다. 해외에서 실제 해체 공사를 해본 국내 건설사다.

대우건설은 월성 1호기의 해체 공사와 공정 설계를 담당한다. 원전 설계부터 시공·유지보수·해체까지 생애주기 전반을 커버할 수 있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공정 4단계: 폐기물 처리, 전체 비용의 35% 이상

이 구간이 생각보다 크다. 방사성 폐기물 처리와 관리가 전체 비용의 35% 이상을 차지한다. 고리 1호기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의 양은 총 17만 톤으로 추정된다.

  • 오르비텍: 방사선 안전관리와 폐기물 분석·처리 기술에 특화돼 있다. 원전 운영과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의 분석·평가·처리를 담당하는 핵심 기술을 보유한다.
  • 오리온이엔씨: 방사성 폐기물 관리 관련 130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등록해 국내 원자력 산업계에서 가장 많은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있다. 폐기물 검사·감용·저장 설비를 만든다.
  • 비츠로테크: 원전 폐기물 처리 사업을 직접 영위한다. 승인 다음 날인 6월 27일 12.28% 상승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공정 5단계: 방사능 측정과 부지 복원

해체가 끝났다고 끝이 아니다. 잔류 방사능을 측정해 규제 해제 기준을 통과해야 해당 부지를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 이 과정은 마지막까지 수익이 이어지는 구간이다.

  • 위드텍: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으로 방사능 오염 분석 장비 SALT-100을 개발했다. 한수원 한빛발전소에 공급해 실적을 쌓았다. 승인 당일 25.21% 급등하며 대장주로 부상했다.
  • 우진엔텍: 국내 유일의 방사선 영상화 장비 기술 G-CAM을 보유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G-CAM 기술력 강화를 위한 국책과제를 진행 중이다. G-CAM은 방사선 발생 위치를 시각화하는 장비다.
  • 현대건설: 한수원이 발주한 '해체 원전 부지 오염 및 규제 해제 안전성 평가' 과제를 수행하며 부지 복원 기술을 확보했다.

같은 원전 해체 관련주라도, 어떤 기업은 지금 당장 발주가 나오는 공정에 포지셔닝돼 있고, 어떤 기업은 2031년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일감이 생기는 공정에 있다. 수익화 시점이 기업마다 다르다는 점을 보지 않으면, 주가가 같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종목처럼 취급하게 된다.

어떤 기업이 가장 이른 시점에 돈을 받고, 어떤 기업이 실제 수주 이력을 보유하는지 다음 섹션에서 구체적으로 짚는다.

해체 공정을 5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에 참여하는 기업을 매칭한 구조도를 만들어 역할 구분을 명확히 보여줄 필요가 있음

주가는 이미 올랐다, 지금 들어가도 되나

승인 다음 날인 6월 27일, 방사성 폐기물 핵종 분석 장비를 개발한 위드텍은 전일 대비 25.21% 급등한 12,020원에 마감했다.

장 시작 직후 15% 오른 뒤 장중 상한가까지 찍었지만,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지금 뒤늦게 들어가려는 투자자라면 이 패턴을 먼저 봐야 한다.


Chart of the Week - Korea? For most investors the KOSPI is not the first  index they check when they get to the desk — they probably don't even think  about Korea…

급등 이후 무슨 일이 생기나

테마주 급등에는 공통된 구조가 있다. 호재 뉴스 → 단기 급등 → 매물 소화 → 재료 확인 구간. 원전 해체 관련주가 지금 그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이에 있다.

동반 강세 종목과 상승 폭은 다음과 같다.

종목등락률
비츠로테크12.28%
원일티엔아이5.49%
우리기술5.48%
두산에너빌리티1.70%
대창솔루션1.65%

주목할 점은 종목마다 상승 폭이 달랐다는 것이다. 같은 테마라도 시장이 '실제 수혜 가능성'을 어느 정도 구분해서 가격에 반영했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 구분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테마주 장세에서는 진짜 수혜 기업과 이름만 올라탄 기업이 같이 오르고, 같이 내린다.


Korea approves decommissioning of Kori-1, its first commercial nuclear ...

이미 재료가 반영됐다는 말의 뜻

시장 분석가들은 "이미 재료가 반영됐다"는 시각을 제시한다. 신규 매수는 급등 후 눌림 구간에서 지지를 확인한 뒤 접근하라는 조언이 뒤따른다.

'재료가 반영됐다'는 말은 주가가 이미 기대감을 선반영했다는 뜻이다.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자체는 이미 주가에 들어간 정보다. 다음에 주가를 움직이는 것은 실제 발주 공시다.

해체 일정을 보면 그 시점이 어느 정도 보인다. 한수원은 해체 승인일을 기점으로 향후 6년, 즉 2031년까지 비방사선구역 철거와 사용후핵연료 반출을 진행한다.

이 초기 공정에 들어가는 발주가 가장 먼저 나온다. 1~2년 안에 첫 수주 공시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게 다음 주가 촉매가 된다.


테마주로 접근할 때 확인해야 할 3가지

원전 해체 관련주에 뒤늦게 진입할 때 걸러내야 할 리스크 포인트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확인 항목왜 중요한가확인 방법
원전 해체 매출 비중'관련주'라도 실제 매출이 없는 기업이 많다사업보고서 매출 구성
수주 공시 이력과거에 한수원과 실제 계약한 적 있는가DART 공시 검색
수익화 시점발주가 나와도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다공정 단계별 일정 확인

실제 발주가 나오기 전까지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다. 기대감 장세는 뉴스가 없으면 꺼진다. 수주 기반 사업이기 때문에 단기 실적은 불확실하고,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이 바뀔 경우 성장 모멘텀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그렇다면 지금 들어가도 되나

단기 트레이딩 관점이라면 이미 늦었다. 급등은 끝났고, 다음 촉매(발주 공시)까지는 공백 구간이 있다.

중장기 관점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원전 해체는 15년짜리 장기 프로젝트로 안정적인 매출이 기대되는 구조다.

고리 1호기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도 중요하다. 월성 1호기, 고리 2호기가 대기 중이고, 그 뒤로 영구정지 예정 원전이 줄을 서 있다.

단, 어떤 기업을 고를 것이냐가 핵심이다. 테마 안에서도 실제로 돈을 버는 기업과 이름만 올라탄 기업의 격차는 발주 공시가 쌓일수록 벌어진다. 그 구분법은 다음 섹션에서 다룬다.

이름만 원전 해체 관련주로 묶인 종목과, 실제로 고리 1호기 공사 계약서에 이름이 올라간 종목은 다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5년 11월 한수원과 '고리 1호기 비관리구역 내부·야드 설비 해체공사' 계약을 실제로 체결하며 컨소시엄 주관사 자리를 가져갔다.

수주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세 가지다.

  • 해체 관련 실제 계약 이력이 있는가.
  • 원전 해체에 특화된 기술 자산을 직접 보유하는가.
  • 파이프라인 상 다음 발주 단계에서도 수혜가 이어지는가.

이 기준으로 추린 종목이 아래 셋이다.


① 두산에너빌리티: 이미 계약서를 들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모든 원전의 주기기를 제작한 경험이 있어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구조, 방사선 특성을 잘 안다. 이 점이 해체 사업 수주에서 큰 강점으로 꼽힌다.

이 강점은 실제 계약으로 연결됐다. 비관리구역 해체 공사는 전체 1조713억 원 규모 사업의 첫 공정에 해당한다.

첫 공정 주관사 자리는 단순한 상징이 아니다. 기술력과 안전 관리 능력을 입증하면 후속 사업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한수원은 2031년 6월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한 뒤 원자로 냉각재 펌프·증기발생기·가압기 등 대형기기 해체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대상은 방사선 구역의 대형기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 등 고선량 구역에서 원격기기를 이용해 유지보수하는 기술은 우리가 가장 앞서 있다"고 밝혔다. 이 공정이 열리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다시 입찰 최전선에 선다.

독일 짐펠캄프와 기술·사업 협력을 맺고 한수원·한전KPS 등과 협업해 필수 해체 기술을 확보했다. 고리 1호기에 이어 월성 1호기 수주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론도 있다. 업계에서는 "원전 해체는 약 10년의 기간 동안 이뤄지고, 정확한 수주 금액을 알기 어려워 실적 기여도가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래서 단기 실적보다는 장기 포지션으로 접근해야 한다.


② 한전KPS: '전초전'에서 이겼다

한국전력의 발전 정비 자회사인 한전KPS는 국내 원전 정비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다. 현재 국내 원전의 약 60%를 단독 정비하고 있다. 그 현장 경험이 해체 사업에서도 직접적인 자산으로 작용한다.

실제 결과가 나왔다. 한수원이 '고리본부 대형폐기물 처리 용역' 가격 개찰을 진행한 결과, 약 218억 원을 써낸 한전KPS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보다 약 14억 원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경쟁에서 앞섰다.

이번 용역은 고리원전 운영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을 처리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대형기기 절단·감용 경험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고리 1호기 해체 공사와 연결되는 현장 경험을 쌓게 된다.

앞서 해체의 사전 단계인 계통제염도 한전KPS가 맡았다. 대형폐기물 처리 용역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두산에너빌리티와 양강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실적 기반도 탄탄하다.

한전KPS의 2025년 원자력 및 양수 정비 부문 매출은 6,306억 원이다.

전체 연결기준 매출 1조5,765억 원 가운데 약 40%가 이미 원자력에서 나온다.

원전 해체가 원전 정비의 연장선에서 발주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사업은 한전KPS에게 신규 시장이 아니라 기존 고객의 다음 단계 일감이다.


③ 오르비텍: 유일하게 현장 설비를 먼저 깔았다

오르비텍(046120)은 규모에서 앞의 두 종목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연간 매출은 17조578억 원 수준이다. 그럼에도 오르비텍을 주목하는 이유는 다르다.

오르비텍은 2024년 12월 문을 연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에 방사성 금속·콘크리트 제염 설비를 구축했다. 제염 설비를 구축했다는 말은, 실제 방사성 금속 폐기물을 하루 최대 1.8톤까지 정화하는 장비를 현장에 이미 설치해놨다는 뜻이다. 돈이 이미 투입됐다. 경쟁사가 따라오려면 장비부터 만들어야 한다.

오르비텍의 2025년 매출의 약 61.6%가 원자력 및 ISI사업에서 발생한다. 매출의 60% 이상이 이미 원전 관련이다. 테마주 편입이 아니라 본업 자체가 원전인 회사다.

수주 공시도 있다. 오르비텍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콘크리트 방폐물 시멘트·골재 분리처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33억2,574만 원이다.

이는 2024년 매출 대비 4.99%에 해당한다. 계약기간은 2029년 3월 22일까지다.

실적 흐름은 아직 완전히 회복된 상태는 아니다. 2022년과 2023년에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원전 해체 사업을 위한 선제 투자가 단기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2024년에 영업이익 7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7억 원은 작은 금액이다. 방향은 바뀌었다. 현장 설비가 수주와 연결되는 시점은 고리 1호기 방사선 구역 해체가 본격 발주되는 2031년 이후다.


세 종목 비교

종목핵심 근거수익화 예상 시점리스크
두산에너빌리티비관리구역 해체 계약 체결 (컨소시엄 주관사), 국내 모든 원전 주기기 제작 이력2025년~2028년 (1단계), 2031년 이후 (2단계)단기 실적 기여 제한적, 장기 해체 특성상 매출 분산
한전KPS계통제염 수주, 대형폐기물 처리 용역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원전 정비 시장 점유율 약 60%현재 진행 중 (계통제염·대형폐기물), 중장기 후속 공정공기업 특성상 주가가 높게 평가되기 어렵다
오르비텍국내 유일 원전 해체 전문 제염 설비 보유, 한수원 용역 계약 공시, 매출 61.6%가 원자력 관련2027~2031년 (방사성 구역 제염 본격 발주 후)2022~2023년 영업적자, 소형주 유동성 리스크

세 종목 모두 이름만 테마에 묶인 종목은 아니다. 실제 계약서, 현장 설비, 시장 점유율이라는 물리적 근거가 있다. 다만 수익이 통장에 찍히는 시점은 종목별로 다르다. 그 타이밍을 다음 섹션에서 단계별로 뜯어본다.

(News Focus) S. Korea eyes nuclear decommissioning as Kori-1 retires ...

단계별 발주 캘린더: 언제 어떤 공정이 열리나

고리 1호기 해체는 크게 세 구간으로 나뉜다.

비관리구역 해체는 2028년까지 완료된다. 사용후핵연료 반출은 2031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원자로·방사선 관리구역 해체는 2031년부터 2036년까지 진행된다. 부지 복원과 규제 해제는 2037년에 완료된다.

발주 규모는 구간을 지날수록 커진다. 첫 계약 규모는 184억 원이었지만, 이후 방사선 관리구역 설비 해체 등 위험도가 높은 공정이 순차적으로 발주되면 수천억 원대 공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어떤 구간에서 어떤 기업이 수혜를 받는지, 구간별로 쪼개서 본다.


1구간: 비관리구역 철거 (2028년)

첫 발주는 이미 났다. 두산에너빌리티·HJ중공업·한전KPS 컨소시엄이 낙찰자로 선정돼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 규모는 184억 원, 공사 기간은 30여 개월이다.

이 구간의 핵심은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은 일반 구역부터 처리하는 것이다. 비관리구역의 석면과 보온재를 먼저 철거한 뒤 터빈건물 설비부터 단계적으로 해체한다. 방사선 위험이 없는 2차 계통, 터빈, 배관이 대상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미 정해진 구간이다. 1구간 수혜 기업 3곳은 이미 확정됐다.

기업역할비고
두산에너빌리티컨소시엄 주관사원자로 절단·핵심 해체 기술 보유
HJ중공업구조물·기계 철거중공업 해체 시공 담당
한전KPS원전 정비·설비 해체 보조2028년까지 수행

2구간: 사용후핵연료 반출 (2031년)

비관리구역 공사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관문이 열린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습식저장조에서 건식저장시설로 옮겨 냉각·반출하는 과정을 거쳐 2031년까지 반출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 구간의 주체는 민간이 아니다. 사용후핵연료 반출은 전담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맡는다. 대신 이송 과정에서 필요한 방사선 측정 장비, 차폐 용기, 안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간접 수혜를 받는다. 위드텍, 비츠로테크 등이 이 카테고리에 속한다.


3구간: 방사선 관리구역 해체 (2035년)

이 구간이 진짜다. 방사선이 실제로 퍼진 구역, 즉 원자로 건물·격납건물·냉각계통이 해체 대상이다. 난이도가 확 달라진다.

제염은 원전 내 방사성 물질을 화학약품으로 제거해 방사성 물질을 3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작업이다.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영역은 원격 장비가 들어가야 하고, 절단된 구조물은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돼 별도 처리가 필요하다. 기술 장벽이 높은 만큼 발주 단가도 달라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수원이 추진한 '원자로 내부 구조물 절단 기술 개발'과 '방사선 오염 설비 원격 해체 기술 실증' 과제에 참여해 관련 핵심 기술을 축적해왔다. 이번 비관리구역 해체 공사를 시작으로 고난도 공정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발주 시점은 2031년부터다. 지금으로부터 5년 후다. 원전 해체 관련주 중 이 구간 수주를 노리는 기업들은 2031년 이전까지 실제 기술 실증·인허가 이력을 쌓아야 한다. 공시에서 "원전 해체 기술 개발 참여"라는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출발점이다.


4구간: 폐기물 처리·부지 복원 (2037년)

해체 사업 관리와 활동비는 8,088억 원이다.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및 일반 폐기물 처리비는 2,625억 원이다.

이 둘을 합한 금액이 총 1조 713억 원으로, 폐기물 처리비는 전체 사업비의 약 25%를 차지한다.

방사선 잔류량이 규제 기준인 연간 피폭선량 0.1mSv 이하로 낮아지면 부지 복원에 들어간다. 해당 부지는 산업 용지 등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이 구간에서는 토양 복원, 폐기물 운반·포장, 환경 모니터링 기업들이 주목받는다.


구간별 수혜 기업 요약

구간시기핵심 작업수혜 포지션
비관리구역 철거2028년터빈·배관 해체두산에너빌리티, HJ중공업, 한전KPS (이미 확정)
핵연료 반출2031년사용후핵연료 이송·관리한국원자력환경공단 주도, 방사선 측정·차폐 장비 기업 간접 수혜
방사선 구역 해체2035년원자로·격납건물 철거, 고난도 제염원격 해체 기술 보유 기업, 고준위 방사선 차폐 설비 기업
부지 복원2037년폐기물 처리, 토양 복원방사성 폐기물 처리·운반 기업

투자 판단의 핵심은 시점이다. 1구간은 이미 수주가 끝났고, 수혜는 주가에 반영됐다. 아직 열리지 않은 2031년 이후 구간이 기회다. 그 기회를 잡을 기업을 지금 선별해야 한다.

다음 섹션에서는 월성 1호기·고리 2호기 등 이후 해체 파이프라인이 언제 어떻게 열리는지 살핀다. 고리 1호기 하나만 보고 들어가면 전체 그림의 절반을 놓친다.

Doosan, KEPCO unit vie for S.Korea's 1st nuclear decommissioning contract -  KED Global

월성 1호기·고리 2호기 이후 파이프라인: 다음 촉매는 언제인가

고리 1호기 해체 승인은 끝이 아니라 시작 신호다. 2019년 12월 영구정지된 월성 1호기는 2024년 6월 해체 승인 신청서류를 제출했으며, 원안위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서류 접수 기준 21개월 뒤인 2026년 말께 원안위 심의가 마무리되는 심사 일정을 제시했다. 원전 해체 관련주 투자자라면 이 일정이 다음 주가 촉매가 된다.


월성 1호기 해체 심사, 2026년 말이 분수령

월성 1호기 해체 허가를 위한 원안위 심의는 2026년 말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KINS는 이번 보고에서 해체계획서 심사 등을 거쳐 약 21개월 후 원안위 심의가 마무리되는 일정을 제안했다.

다만 이 일정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고리 1호기 해체 승인은 심사 기한인 24개월을 거의 채워 진행됐다.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는 "고리 1호기는 첫 대형 원전 해체 사례임을 고려해 모든 항목에 대해 상세 검토를 수행한 것으로 이해된다"며 "해체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다음 해체승인 심사부터 효율화 방안을 적용하라"고 권고했다. 선례가 생겼다는 점에서 월성 1호기는 고리 1호기보다 심사가 빨라질 여지가 있다.

월성 1호기는 가압중수로 방식 원전으로 2019년 12월 영구정지됐다. 가압중수로는 고리 1호기의 가압경수로와 구조가 달라 해체 방식이 다소 복잡하다. 기술 난이도 자체는 더 높다. 규제 프레임은 이미 고리 1호기를 통해 닦여 있다.


계속운전과 해체, 두 갈래 길에 선 원전 10기

사실 원전 해체 관련주 투자자가 놓치기 쉬운 맥락이 하나 있다. 국내에서 설계수명 종료로 가동이 중지됐거나 2029년까지 중지 예정인 원전이 총 10기에 달한다. 이 10기가 모두 해체로 가는 게 아니다.

한수원은 고리 2·3·4호기를 비롯해 한빛 1·2호기, 한울 1·2호기, 월성 2·3·4호기 등 원전 10기에 대한 계속운전 절차를 추진 중이다. 계속운전이란 설계수명이 끝난 원전을 최대 20년 더 돌리는 것을 뜻한다.

고리 2호기는 2025년 11월 계속운전 승인을 받아 2033년 4월까지 재가동이 가능해졌다. 즉, 고리 2호기는 당분간 해체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원전이 해체로 향하나? 월성 1호기는 이미 해체 심사 중이다. 나머지 원전들은 계속운전 신청 여부와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에 따라 해체 대상으로 넘어올 수 있다.

원전영구정지 / 수명 만료현재 상태
고리 1호기2017년 영구정지2025년 6월 해체 승인, 해체 착수
월성 1호기2019년 12월 영구정지해체 심사 중 (2026년 말 심의 예정)
고리 2호기2023년 4월 수명 만료계속운전 승인 (2033년까지)
고리 3호기2024년 9월 수명 만료계속운전 심사 대기 중
고리 4호기2025년 8월 수명 만료계속운전 심사 대기 중
한빛 1·2호기 / 한울 1·2호기 / 월성 2·3·4호기2029년까지 순차 만료계속운전 신청 준비 중

계속운전 심사가 평균 3년 걸리는 현재 구조에서는 앞으로 쏟아질 노후 원전에 대한 적기 심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계속운전 심사가 지연되면 해체 전환 가능성이 커진다. 원전 해체 관련주에는 역설적으로 호재인 셈이다.


해체 충당금 23조 원, 발주 여력은 충분하다

해체 재원은 한수원이 방사성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쌓아온 원전 해체충당금을 활용한다. 지난해 기준 적립액은 23조 7,843억 원이다. 고리 1호기 해체 예산(1조 713억 원)의 약 22배다. 정부 예산 확보 리스크는 없다.

월성 1호기 이후에도 파이프라인은 끊기지 않는다. 계속운전 심사 지연으로 대기 중인 원전들이 줄줄이 수명을 채우고 있고, 이 중 일부는 해체 절차로 넘어올 수밖에 없다. 2026년 말 월성 1호기 원안위 심의는 고리 1호기에 이은 두 번째 주가 촉매다. 다음 섹션에서는 이 파이프라인에서 실제로 돈을 버는 구조가 해외에서도 작동하는지를 확인한다.

South Korea Reverses Course -- ANS / Nuclear Newswire

해외 시장 진출 시나리오: 미국·유럽에서 실제로 돈 버는 구조

국내 원전 해체 관련주가 해외에서 실제로 돈을 버는 구조는 이미 시작됐다. 현대건설은 미국 원전 해체 전문 기업 홀텍(Holtec)과 뉴욕주 인디언포인트(IPEC) 1~3호기 해체 작업을 공동 수행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가 미국 원전을 직접 해체하는 첫 사례다. 고리 1호기 승인이 국내 레퍼런스라면, 미국 인디언포인트는 해외 실적 증명서다.


현대건설, 미국 현장에서 직접 해체한다

현대건설은 2022년부터 홀텍과 협력 계약을 맺고 전문 인력을 현장에 파견해 원자로 구조물 절단·오염 장비 해체, 사용후핵연료 제거·저장시설 이송, 건물 해체·폐기물 관리 등 핵심 공정을 수행 중이다. 서류로 기술 이전만 받는 수준이 아니다. 사람이 직접 방사선 구역에 들어가 해체 작업을 수행한다.

원격 자동용접 시스템과 특수 인양 장비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작업자 피폭을 최대한 줄였다. 홀텍과의 파트너십은 단순 공사 계약에서 멈추지 않는다. 홀텍은 미국 핵연료 및 방사성 폐기물 건식저장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가진 회사로, 현대건설은 해체에 이어 폐기물 저장 기술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며 후속 사업으로 연결하려 한다.

미국 현장에서 쌓은 해체 노하우는 고리 1호기를 포함한 국내 사업에 바로 적용할 계획이다. 반대로 고리 1호기 실적이 쌓이면, 이를 레퍼런스로 삼아 다음 미국 프로젝트 입찰에서 협상력이 높아진다. 국내와 해외가 서로 실적을 먹여 살리는 구조다.


오르비텍, 한수원과 미국 시장을 함께 노린다

현대건설이 건설·해체 공정 전반을 맡는다면, 오르비텍은 방사선 관리와 폐기물 처리에 특화된 포지션을 가져간다. 오르비텍은 원전 방사선 관리와 방사성 폐기물 분석·처리 전문 기업으로, 규제 해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한수원과 함께 미국 현지 원전 해체 프로젝트에 참여할 계획이다. 북미 원전 해체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협력의 일환이다.

한수원을 앞세운 방식이다. 민간 혼자 미국 규제당국(NRC)의 문을 여는 것은 쉽지 않다. 공기업인 한수원이 파트너로 들어가면 입찰 신뢰도가 달라진다. 오르비텍은 최근 수주한 콘크리트 방폐물 시멘트·골재 처리 용역을 중심으로 원전 해체 시장 진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RI 폐기물 관리시설 해체용역도 진행 중이다. 미국 진출에 앞서 국내에서 실적을 먼저 쌓는 순서다.

구분현대건설오르비텍
해외 포지션홀텍과 인디언포인트 공동 수행 중 (2022년~)한수원과 미국 진출 계획 단계
핵심 역량원자로 해체·구조물 절단·건물 철거방사선 관리·폐기물 분석·규제 해제
국내 레퍼런스고리 1호기 부지조사·해체 절차 수립 용역콘크리트 방폐물 감용 기술 상용화 첫 사례
해외 수익화 시점진행 중 (현장 파견 실행)국내 고리 1호기 수행 이후 순차 진출

미국 원전 해체 시장, 얼마나 큰가

미국은 1970~80년대에 집중적으로 건설된 상업용 원전들이 설계수명을 다하면서 앞으로 30년간 약 100기 이상의 원전이 순차적으로 해체될 예정이다. 시장 규모만 해도 1,000억 달러(약 137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따르면 현재 20기 이상의 원전이 해체 절차에 들어간 상태이며, 신규 해체 승인 신청도 잇따르고 있다. 이미 열린 시장이다. 아직 오지 않은 수요가 아니다.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2025년 74억 달러(약 10조 2,000억 원)를 넘어섰고, 2035년에는 124억 달러(약 17조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AI처럼 분기마다 터지는 모멘텀은 없다. 대신 한 번 수주하면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매출이 따라오는 구조다.


해외 수주가 주가에 반영되는 타이밍

여기서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원전 관련주'라는 기대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구간이 있고, 실제 수주 규모와 일정이 확인돼야 현재 가격이 정당해지는 구간이 온다. 기대만으로 버티는 구간이 길어질수록 주가 변동성도 커진다.

해외 수주는 보통 세 단계다.

  • 협력 계약 발표: 주가가 가장 크게 반응하는 구간이다. 현대건설이 홀텍과 협력 계약을 공개했을 때, 오르비텍이 한수원과 공동 진출 계획을 언급했을 때가 이 단계에 해당한다.
  • 현장 파견·작업 착수: 첫 발표보다 주가 반응은 작지만, 실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구간이다. 현대건설은 이미 이 단계를 지나고 있다.
  • 완료 후 다음 프로젝트 수주: 레퍼런스가 쌓이면 다음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때 주가는 다시 재평가받을 수 있다.

원전 수주는 발표(LOI)부터 계약 서명까지 최소 1~3년이 걸린다. 발표 시점에 이미 선반영되는 경우가 많아, 계약 서명 시점에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패턴이 나올 수 있다.

결국 확인해야 할 질문은 하나다. 지금 관심 있는 종목이 협력 계획을 발표한 단계인가, 아니면 실제로 현장에 사람을 보내 돈을 받고 있는 단계인가. 현대건설은 후자다. 오르비텍은 국내 고리 1호기 수행이 실적으로 연결되는 시점이 미국 진출 논의가 구체화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Indian Point Decommissioning - NYSDEC

용어 사전

자주 등장한 원전 해체 관련 용어를 한 줄씩 정리했다. 처음 보는 독자는 아래 정의를 먼저 읽고 본문으로 돌아가면 이해가 빨라진다.


  • 원안위(원자력안전위원회): 원전 건설·운영·해체 전 과정에서 안전 기준을 심사하고 최종 승인 권한을 가진 정부 기관. 고리 1호기 해체계획서도 원안위가 2025년 6월 26일 의결했다.

  • 제염: 원자로 내부 배관·바닥·벽면에 달라붙은 방사성 물질을 화학약품이나 고압수로 씻어내는 공정. 제염을 먼저 끝내야 이후 절단·해체 작업에 투입되는 인력의 피폭량을 줄일 수 있다. 공정 초기에 집중되고, 전문 설비를 보유한 기업이 수주한다.

  • 사용후핵연료: 원전에서 에너지를 다 쓰고 꺼낸 핵연료봉. 여전히 강한 방사선을 내뿜기 때문에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된다. 고리 1호기 해체의 최대 변수가 여기 있다.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부지 밖으로 옮길 영구처분장이 아직 국내에 없어서 해체 완료 일정 자체가 이 문제 해결에 달려 있다.

  • 비관리구역(비방사선구역): 방사선에 노출된 적 없는 일반 건물·구조물 구역. 해체 초기 단계에서 가장 먼저 철거 대상이 되고, 일반 건설 철거 공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고리 1호기 기준으로는 2031년까지 이 구역 철거가 먼저 진행된다.

  • 방사선구역: 원자로 건물·격납건물처럼 실제 핵반응이 일어난 공간. 고방사선 환경에서 원격 절단·처리가 가능한 특수 장비와 기술이 필요하다. 이 공정을 다룰 수 있는 기업이 진짜 원전 해체 기술 보유 기업이고, 수주 경쟁에서 가장 높은 진입 장벽이 형성된다.

  •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해체 과정에서 나온 저·중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매립·보관하는 시설. 국내에는 경주 처분장이 있다. 폐기물을 이곳으로 운반·처리하는 물류·포장 공정도 별도 발주가 이뤄진다.

  •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 국내 원전 건설·운영·해체를 총괄하는 공기업. 고리 1호기 해체의 발주처이자 사업 주체다. 해체 공정별로 민간 기업에 분리 발주하는 구조여서, 한수원이 어떤 기업과 계약하느냐가 수혜 종목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된다.

  • IAEA(국제원자력기구): 유엔 산하 국제기관으로, 원전 안전·핵비확산·해체 기술 표준을 제정한다. IAEA 기준으로 2050년까지 전 세계 588기가 영구정지 예정이다. 국내 기업이 고리 1호기 해체 실적을 쌓으면 IAEA 기준 인증 트랙에서 해외 수주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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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원전 해체 관련주 대장주는 무엇인가요?

첫 수주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린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전KPS가 우선 대장주로 꼽힙니다.

원전 해체 수혜주는 어떤 종목들인가요?

직접 수주형(두산에너빌리티·한전KPS), 폐기물 처리·분석(오르비텍·위드텍), 기술개발형(우진엔텍·비츠로테크)입니다.

고리 1호기 해체 사업 규모는 얼마인가요?

총 사업비는 1조 713억 원이며, 완료 예정 시점은 2037년입니다.

해체 사업에서 언제쯤 수익화가 시작되나요?

비관리구역 공사는 이미 착수해 공사 기간은 30개월, 핵심 방사선 구역 발주는 2031년 이후 본격화됩니다.

해체 시 예상 폐기물은 얼마나 나오나요?

총 171,708톤의 폐기물이 예상되며, 그중 자체처분 물량이 158,387톤으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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