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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 관련주 총정리 2026, 진짜 수혜주는 어디인가

전선 관련주 총정리 2026, 진짜 수혜주는 어디인가

LS전선의 수주잔고는 7조 6,300억 원, 대한전선은 3조 6,632억 원으로 수주 기반이 튼튼해 2026년 전선 섹터의 실질적 수혜 후보다. 대원전선은 4월 단기간 급등으로 이미 많은 부분이 주가에 선반영된 모습이다. 수주잔고를 시가총액으로 나눈 비교가 진짜 유망주 판별의 핵심이다.

전선 관련주는 2026년 들어 국내 증시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을 기록한 섹터 중 하나다.

대원전선은 52주 최저 2,730원에서 13,090원(2026년 4월 30일 기준)까지 치솟았다. 약 380% 올랐다. 4월 한 달간만 3배 넘게 급등한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어떤 종목이 이미 선반영이 끝난 상태인지, 어떤 종목에 아직 실적 대비 여백이 남아 있는지를 수주잔고 데이터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주가는 얼마나 올랐나

숫자부터 보자.

대한전선은 종가 기준 7만 2,300원(2026년 5월 8일)을 찍었다. 유안타증권·SK증권·하나증권 등이 목표주가를 3만 5,000~3만 9,000원에서 6만 원으로 빠르게 상향 조정했지만, 시장가격은 그 기대를 앞질렀다.

가온전선은 하루 만에 전 거래일 대비 29.90% 오른 34만 1,000원에 거래됐다. 단기간에 주가가 500% 이상 폭등하는 구간도 있었다.

4월 한 달간 대원전선우 167.43%, 대원전선 123.70%, 삼화전기 117.22% 오른 것은 전선주 전반이 동시에 움직였다는 신호다.

종목주요 주가 변동비고
대한전선7만 2,300원 (2026년 5월 8일 종가)목표주가 6만 원을 이미 초과
대원전선52주 저점 2,730원 → 13,090원 (2026년 4월 30일 기준), +380%4월 한 달간 3배 이상 급등
가온전선단기 +500% 구간 발생29.90% 단일 상승 포함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나

주가만 오른 게 아니다. 실적도 함께 달렸다.

대한전선의 2026년 1분기 잠정실적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한 1조 834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22.9% 늘어난 604억 원을 기록했다. AI·데이터센터 수요와 HVDC·해저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대원전선도 마찬가지다. 2026년 1분기 기준 매출액은 25.1% 늘었고, 영업이익은 76.2% 증가했다. LME 동 가격 상승으로 제품 단가가 오르면서 전력선 수요 증가 효과가 겹쳤다.

실적과 주가가 같이 움직였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숫자만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LS전선의 HVDC·해저케이블 생산 라인이나 대형 케이블 제조 공정 모습.

주가는 실적보다 훨씬 빠르게 달렸다

문제는 속도다. 2025년 말 기준 대한전선의 주당순이익(EPS)은 453원이다. 이 기준으로 산출한 PER(주가가 이익의 몇 배인지)은 160배에 육박한다.

쉽게 말하면, 지금 이 이익 수준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주가를 회수하는 데 160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시장은 미래 이익 성장을 보고 주가를 매기지만, 그 성장이 실제로 따라와야 한다.

지금 대한전선은 실적 성장 속도보다 주가 상승 기세가 훨씬 가파르다. 대원전선의 PER도 78배로, 업종 평균 64배를 상회한다.


그래서 지금 들어가도 되나

"이미 너무 올랐다"와 "아직 더 간다" 사이에서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주가 수익률만 보면 답이 안 나온다.

수주잔고, 즉 이미 계약된 미래 매출이 시가총액 대비 얼마나 쌓여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 숫자가 크면 현재 주가를 실적으로 뒷받침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의 수주잔액은 각각 4조 3,677억 원과 1조 6,288억 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각 사 수주는 각각 48.2%와 20.5% 늘었다.

종목마다 이 비율이 다르다. 수주잔고를 시가총액으로 나눠 줄을 세우면 어떤 종목이 상대적으로 덜 올랐는지 보인다. 다음 섹션 '수주잔고로 줄 세운 진짜 순위'에서 그 비교를 다룬다.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건 하나다. 주가가 올랐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주가를 정당화할 수주와 실적이 뒤따라오고 있는지.

LS전선과 대한전선의 수주잔고(절대값)와 시가총액 대비 비율(수주/시총 배수)을 비교한 막대그래프.

왜 지금 전선인가. 수요 폭증의 3가지 진원지

전선 관련주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AI 데이터센터, 미국·유럽 노후 전력망 교체, 해상풍력. 이 세 가지 수요가 동시에 폭발하고 있는데,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힌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4년 약 415TWh에서 2030년 945TWh로 두 배 이상 늘 것으로 전망한다. 수요는 거의 확정이고, 공급이 달린다. 이게 지금 전선주 랠리의 본질이다.


첫 번째 진원지: AI 데이터센터가 만든 전력 공백

데이터센터를 완공하고도 실제로 가동하지 못하는 사례가 생긴다. 이유는 간단하다. AI 데이터센터는 빠르게 늘어나는데, 전기를 공급할 전력망 구축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xAI의 2GW 규모 '콜로서스(Colossus)', 메타의 5GW 규모 '하이페리온(Hyperion)' 같은 대형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이 전력을 데이터센터까지 끌어다 줄 케이블과 변압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칩은 공장에서 찍혀 나오는데, 꽂을 전기가 없는 셈이다.

2025년 1월~11월 국내 전선·변압기 등 전력기기 수출은 71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3% 늘었다.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AI 수요가 전선 수출을 바꾼 게 숫자로 확인된다.


두 번째 진원지: 미국·유럽 전력망은 이미 수명이 끝났다

대한전선 해저부문 이춘원 전무는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 송전망 70%는 1960~70년대 구축된 이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이어 "일부 설비는 80년 이상 사용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전력 설비 기대 수명이 통상 40년임을 감안하면 이미 2배를 초과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노후 설비 교체는 선택이 아니다. 갈아끼우지 않으면 대규모 정전이 현실이 된다.

IEA 분석을 보면 전력 수요 폭증과 재생에너지 확산을 동시에 맞추려면 204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8,000만km 이상의 송·배전망을 신설하거나 교체해야 한다. 현재 전 세계 전력망 길이를 새로 까는 것과 맞먹는 규모다.

지역문제규모
미국송전망 70%가 25년 이상 노후 (NREL 기준)2030년까지 전력 수요 4,657TWh로 증가 전망
유럽배전망 40% 이상이 40년 초과 노후2040년까지 전력망 투자 필요액 1조 2,000억 유로
글로벌수요 급증 + 재생에너지 전환 동시 진행2040년까지 신설·교체 필요 송·배전망 8,000만km

세 번째 진원지: 해상풍력, 바다에서 육지로 전기를 끌어오는 선

해상풍력은 바람이 강한 바다에 발전기를 세우고, 그 전기를 해저 케이블로 육지까지 끌어오는 방식이다. 터빈이 돌아도 바닷속 케이블이 없으면 육지에는 전기가 오지 않는다.

HVDC(초고압직류송전) 해저케이블 시장은 해상풍력 확대와 국가 간 전력망 연결 수요 증가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시장은 2022년 약 6조 원 규모에서 2030년 약 40조 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풍력 부문의 경매 물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2020년 이후 연간 초고압 해저케이블 주문량이 두 배로 증가했다. 수주잔고가 쌓이는 속도를 생산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글로벌 풍력 전시회 '윈드유럽(WindEurope) 2026'에 참가해 HVDC 중심 해저케이블 솔루션을 선보였다. 유럽은 해상풍력 확대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해저케이블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지역이다.


세 가지 수요가 동시에 터진 게 핵심이다

세 가지 수요는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다. 데이터센터 투자는 지금 당장 폭증 중이다. 노후 전력망 교체는 수십 년에 걸친 장기 수요다. 해상풍력은 각국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에 묶인 정책 수요다.

HD현대일렉트릭 강준석 해외영업부서장은 "미국 전력기기 시장은 더 이상 사이클 산업으로 보기 어렵고 뉴노멀 국면에 들어섰다"며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데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따라오지 못하고 있어 전력기기 시장의 강세는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세 개의 수요가 각각의 이유로, 동시에 켜졌다. 그래서 전선 관련주가 단순한 테마주와 다르다. 문제는 수요가 아니라 공급이고, 공급을 할 수 있는 기업은 정해져 있다.

어떤 종목이 그 공급을 실제로 가져가고 있는지는 다음 섹션 '전선주 핵심 종목 한눈에 비교'에서 표로 확인한다.

대형 AI 데이터센터(예: xAI Colossus, Meta Hyperion)의 전력 인프라와 고압 케이블 연결 현장 사진.

전선주 핵심 종목 한눈에 비교

전선 관련주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숫자는 수주잔고다. 수주잔고란 이미 계약을 땄지만 아직 납품하지 않은 일감의 합산 금액이다. 쉽게 말해 앞으로 확정된 매출의 창고다.

2025년 말 기준 LS전선의 수주잔고는 7조 6,300억 원이다. 전년 말 대비 21.61% 늘었다.

대한전선은 3조 6,632억 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전년(2조 8,180억 원) 대비 약 30% 증가했다.

두 회사만 합쳐도 11조 원이 넘는 일감이 쌓여 있다.

나머지 4개 종목은 규모와 포지션이 확연히 다르다. 아래 표로 먼저 전체 그림을 잡고 각 종목 설명으로 넘어간다.

종목상장 여부2025년 매출수주잔고 (2025년 말)핵심 포지션
LS전선비상장 (LS그룹 자회사)7조 5,882억 원7조 6,300억 원국내 1위, HVDC·해저케이블
대한전선코스피상반기 1조 7,700억 원 (연간 최대)3조 6,632억 원HVDC·해저케이블 후발 추격
가온전선코스피2조 5,457억 원공개 미집계LS전선 자회사, 북미·동남아
LS에코에너지코스피9,601억 원공개 미집계베트남 1위, 유럽 초고압 케이블
대원전선코스피연간 매출 성장, 영업이익 감소공개 미집계중저압 전력선, 소형주
일진전기코스피--변압기·전력기기 겸업

LS전선: 업계 맏형, 그런데 주식을 직접 살 수 없다

LS전선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7조 5,882억 원, 영업이익 2,798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성과는 확실하다.

다만 이 회사는 비상장사다. 개인 투자자가 직접 주식을 살 수 없다.

LS그룹은 약 1조 원을 투자해 미국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시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이 가동되면 미국 현지 수주 경쟁력이 올라간다. 수주잔고가 이미 7조 6,300억 원인 점은, 향후 2~3년치 일감이 확보됐다는 뜻이다.


대한전선: 개인이 살 수 있는 HVDC 종목

2026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2.9% 늘었다.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커진 점이 실적 개선을 밀어 올렸다.

해저 1공장이 가동 중이고, 해저 2공장 건설과 당진 HVDC 테스트센터 준공으로 프로젝트 대응 기반을 넓혔다. 상장사 가운데 HVDC·해저케이블에 직접 베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지다. HVDC가 왜 핵심인지, 다음 섹션에서 따로 설명한다.


가온전선: LS전선의 손발, 북미 직판을 틀었다

가온전선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2조 5,457억 원이다.

LS전선 지분 81.64%가 최대주주 측에 있다. 사실상의 자회사다.

미국 배전케이블 생산법인 LSCUS 지분 100%를 인수해 현지화에 성공했다. 모회사와 협업해 초고압·해저케이블 시장에 신규 진출한 점이 모멘텀이다.

다만 주가는 이미 많이 올랐다. 2025년 후반부터 급등이 이어졌고, 현재 가격에는 향후 수익 기대가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다. 수익성이 실제로 뒷받침되는지는 구리 가격 변수와 함께 봐야 한다.


LS에코에너지: 베트남에서 돈 버는 LS의 해외 창구

LS에코에너지는 2025년 매출 9,601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68억 원, 순이익은 485억 원이다.

유럽향 초고압 케이블과 미국향 배전·통신 케이블 수출이 늘었다. 동남아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제품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베트남 1위 전선 사업자로서 해외에서 실질적으로 뚫는 역할을 한다. 매출 1조 원을 눈앞에 둔 중형주다.


대원전선: 구리값에 가장 민감한 소형주

2026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6.2% 늘었다.

하지만 2025년 연간 흐름은 달랐다. 2025년 연결 기준 실적에서 매출은 성장했지만, 구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35% 감소했다.

주력은 중저압 전력선이다. 초고압·HVDC와는 거리가 멀다. 구리가 오르면 매출은 늘지만 원가 부담도 커져 영업이익률이 압박받는 구조다.


일진전기: 전선이 아니라 전력기기가 주력

일진전기는 이름에 '전선'이 들어가지만, 실제 매출 핵심은 변압기·차단기 등 전력기기다. 전선 소재 종목과 같은 테마로 묶이곤 하나, 수익 구조는 다르다. 구리 원가 부담보다는 전력기기 수요 변화에 더 민감하다.


6개 종목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LS전선은 비상장이라 직접 투자 불가. 대한전선은 상장된 HVDC·해저케이블 종목 중 드문 선택지다. 가온전선과 LS에코에너지는 LS전선의 해외 수익을 일부 공유하는 구조다. 대원전선은 구리값 변수에 노출이 크다. 일진전기는 엄밀히는 전력기기 회사다.

국내 주요 전선업체들의 2026년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총 11조 6,187억 원이다. 전년 말 대비 7.3%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업황은 견조하다.

그렇다고 수주잔고가 많으면 무조건 좋은 투자는 아니다. 수주를 많이 따도 구리값이 뛰면 이익이 사라진다. 그 구조를 다음 섹션에서 짚는다.

LS전선·대한전선·가온전선 등 주요 전선사의 2025~2026년 수주잔고를 비교한 막대그래프(회사별 절대값).

전선 관련주의 숨겨진 약점, 구리 가격이 '양날의 검'인 이유

전선 관련주를 볼 때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 전선주도 같이 오른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구리 원자재가 전선 제조 원가의 약 90%를 차지하는 구조상, 구리 가격이 급락하거나 에스컬레이션 조항이 없는 계약 비중이 늘어날 경우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문제는 이 구조가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고, 종목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구리가 원가의 90%라는 게 실제로 어떤 의미인가

원가 100원 중 90원이 구리다.

인건비, 설비비, 물류비를 다 합해봐야 나머지 10원에 불과하다.

이 구조에서 구리 가격이 10% 오르면 원가가 9원 늘고, 그 9원을 판매가에 온전히 전가하지 못하면 이익이 그만큼 사라진다.

보통 구리를 원재료로 하는 전선 기업은 구리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이 개선된다. 대부분 업체가 구리 가격을 판매 가격에 연동하는 '에스컬레이션'(원가연동형) 조항을 계약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구리가 10% 오르면 제품 단가도 자동으로 올릴 수 있도록 계약서에 미리 써놨다는 뜻이다.

판매가에 구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주므로 매출이 커지는 구조다. 다른 고정비는 그대로인데 제품가만 오르니 영업이익률 개선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구리가 오를수록 무조건 좋은 것 아닌가. 여기서 함정이 시작된다.

에스컬레이션이 없는 계약이 문제다

전선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 변동분을 판매단가에 반영하는 에스컬레이션 조항이 일반적이지만, 중소 협력사들은 고정단가 계약 등에 묶여 비용을 다른 곳으로 떠넘기기가 쉽지 않다.

LS전선, 대한전선 같은 대형사는 에스컬레이션 조항을 계약에 못 박아 두는 교섭력이 있다. 반면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구릿값이 오른 상황에서도 계약대로 제품을 공급하느라 증가한 원가를 고스란히 떠안는 경우가 많다.

결국 같은 전선 관련주라도 아래 표처럼 위치가 전혀 다르다.

구분계약 구조구리 급등 시구리 급락 시
대형 전선사 (LS전선·대한전선)에스컬레이션 + 헤지매출↑ 이익률 방어수주잔고 가치 일부 감소
중소형 전선사고정단가 계약 비중 높음원가 직격상대적으로 유리

대원전선의 사례가 이 구조를 잘 보여준다.
대원전선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에 1% 미만을 기록했다.
2022년에도 1% 미만이었다.
이후 영업이익률은 2.6%로 반등했다.
매출은 매년 수천억 원이었는데, 남는 게 거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얘기다.

구리가 내리면 뭐가 달라지나

에스컬레이션 조항 덕분에 구리 가격이 오르면 수주잔고의 가치가 동시에 커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장점이 분명했다.

반대로 구리 가격이 하락하면 이득을 기대하기 어렵다. 급격한 변동성은 재고 평가손실이나 수주 마진율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리를 비싸게 사뒀는데 가격이 갑자기 떨어지면, 창고에 쌓인 재고가 장부상 손실로 잡힌다. 매출과 수주잔고는 그대로인데 이익만 줄어드는 구간이 생긴다.

실제로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대한전선의 매출은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7% 감소했다.
전력케이블 시장이 성장하며 매출은 늘었지만, 국내 건설경기 영향과 신규업체 참여로 인한 가격 경쟁 심화로 수익성은 제한적이었다. 매출은 올랐지만 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전형적인 함정이다.

그럼 대형사는 걱정 없나

완전히 안전한 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구리 가격은 변동이 큰 편이어서 전세계 대형 전선업체들은 헤지(Hedge, 가격 변동 위험을 미리 차단하는 금융 기법) 등의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물 계약으로 미래 가격을 고정해 두는 방식이다.

LS전선이나 대한전선처럼 규모가 큰 회사들은 장기계약에 선물옵션을 부여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이런 헤지 여력이 부족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더 크다.

여기에 최근 새 변수가 생겼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구리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 시세보다 톤당 500달러 이상 높게 거래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구리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고, 시장에서는 2027년부터 정련 구리에 최대 15%의 관세가 매겨질 가능성을 거론한다.
미국 사업 비중이 높은 전선사일수록 이 변수가 이익에 직접 영향을 준다.

구리 가격과 전선 관련주는 단순한 등호 관계가 아니다. 에스컬레이션 조항이 있느냐, 헤지 여력이 있느냐, 고부가 제품 비중이 얼마냐에 따라 같은 구리 가격 움직임에서 결과가 종목마다 달라진다. 구리 가격 뉴스만 보고 전선주 전체를 사는 건, 재료비가 같다는 이유로 편의점과 미슐랭 레스토랑을 같은 종목으로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수주잔고를 시가총액으로 나눠 어느 종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지 계산하는 방법은 다음 섹션 '수주잔고로 줄 세운 진짜 순위'에서 다룬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LME 구리 가격 추이를 보여주는 가격 차트(구리 가격 변동성 강조).

수주잔고로 줄 세운 진짜 순위

수주잔고(앞으로 매출로 확정될 계약 금액의 총합)를 기준으로 현재 국내 주요 전선 관련주를 줄 세우면, LS전선이 2026년 1분기 말 기준 7조 5,261억 원으로 1위, 대한전선이 3조 8,273억 원으로 2위다.

일진전기의 전력선 부문까지 합산하면 주요 전선업체 수주잔고는 12조 4,000억 원을 웃돈다. 같은 수주잔고라도 시가총액이 얼마냐에 따라 "주가가 이미 반영됐는지 아닌지"가 달라진다.

수주잔고 / 시가총액 배수로 뭘 알 수 있나

수주잔고를 시가총액으로 나눈 배수(이하 수주/시총 배수)는, 내가 지금 주식을 사면 시가총액 1원당 얼마치 일감을 사는 셈인지를 보여준다. 배수가 높을수록 주가 대비 확보된 일감이 많다.

공시 및 보도 기준으로 정리한 수치는 아래와 같다.

종목수주잔고 (기준 시점)참고 시가총액수주/시총 배수
LS전선7조 5,261억 원 (2026년 1분기 말)비상장, 지주사 LS를 통해 간접 투자직접 비교 불가
대한전선3조 8,273억 원 (2026년 1분기 말)약 1조 4,000억 원대약 2.7배
가온전선2026년 1분기 기준 3사 합산 포함수조 원대 급등 구간주가 급등으로 배수 압축

LS전선은 비상장이다. 직접 주식을 살 수 없고, 지주사인 LS 주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노출된다.

LS일렉트릭의 2026년 1분기 말 수주잔고는 8조 7,423억 원, 같은 기간 LS전선 수주잔고는 8조 5,086억 원이다.

그룹 전체를 합산하면 수주잔고 규모가 크다.

대한전선, 수주잔고는 빠르게 따라붙는 중

2025년 말 기준 LS전선 수주잔고는 7조 6,3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6% 늘었다.

같은 시점 대한전선은 3조 6,6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0% 증가했다. 성장 속도는 대한전선이 더 빠르다.

2026년 1분기 말 기준 대한전선 수주잔고는 3조 8,273억 원으로, LS전선 수주잔액의 약 50.2% 수준이다.

격차를 유지시키는 요인이 있다. LS전선은 강원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5동을 준공했고, HVDC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키웠다. 공장 체급이 다르다.

증권가는 초고압·해저케이블의 경우 수주 이후 매출 인식까지 평균 2.5~3년이 소요된다고 본다.

그 결과 현재 수주잔고는 2026년을 넘어 2027년 이후까지 매출 하단을 지지하는 구조다. 다시 말해 지금 수주잔고에 적힌 일감은 2~3년 치 매출을 미리 깔아두는 것과 같다.

수주잔고가 전부는 아니다

중요한 단서가 하나 있다. 과거에는 원재료 가격 영향을 크게 받는 저마진 산업으로 분류되던 전선업이, 최근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하면서 수주잔고가 장기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수주잔고의 크기만큼이나, 그 안에 고마진 초고압·해저 프로젝트가 얼마나 섞여 있느냐가 실제 이익을 결정한다.

하나증권은 "해외 초고압 마진이 한국 내 납품 마진을 추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수주잔고의 지역별 구성을 봐야 하는 이유다.

지역대한전선 수주잔고 비중
아시아50%
북미30%
유럽10%
기타10%

마진이 높은 북미 비중이 30%까지 올라왔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수주잔고 순위는 LS전선이 1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이미 얼마를 선반영했느냐"가 더 실질적인 질문이다. 그 답의 핵심은 HVDC와 해저케이블 기술이 수주잔고에 얼마나 담겨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 기술이 수주잔고의 질을 가르는 기준인 이유는 다음 섹션에서 다룬다.

HVDC·해저케이블이 핵심인 이유

전선 관련주 중에서도 HVDC(초고압직류송전, 먼 거리에 전기를 덜 낭비하고 보내는 기술) 해저케이블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 손에 꼽힌다. 프리즈미안(이탈리아), 넥상스(프랑스), NKT(덴마크), 스미토모(일본), LS전선(한국), 이 소수 기업이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S전선과 대한전선만 이 클럽에 들어와 있거나 들어오려는 중이다.

왜 이렇게 공급자가 적을까. 답은 단순하다.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왜 아무 전선 회사나 HVDC를 못 만드나

해저케이블은 지중 케이블과 원리는 같지만, 심해의 극한 환경을 견뎌야 하고 유지·보수도 쉽지 않다. 케이블 자체보다 어려운 게 시공이다.

해저케이블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 수주가 끝나지 않는다. 초고압 제품을 생산하고 시험한 뒤, 해상에서 운송·포설할 수 있어야 대형 전력망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다.

여기서 핵심 장비가 포설선(CLV, Cable Laying Vessel)이다. 케이블을 담아 바다 위를 이동하며 해저에 깔아주는 배인데, 아무 배나 쓸 수 없다. 스칸디 커넥터호는 대용량 듀얼 캐로셀과 선박 위치 정밀 제어 시스템(DP2)을 탑재해 까다로운 HVDC 라인 작업에 특화돼 있다. 갯벌이 많고 수심이 얕은 서해안처럼 조류 변화가 극심한 곳에서도 배를 해저 바닥에 고정하는 '비칭(Beaching)' 기술을 쓰면 포설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포설선 한 척을 새로 짓는 데 얼마나 걸릴까. 같은 규모의 포설선을 새로 건조했다면 2년 이상과 약 3,000억원의 비용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돈만 있다고 내일 당장 HVDC 해저케이블 사업에 뛰어들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시장 규모와 공급 부족 구조

CRU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은 2025년 약 10조 6,000억원 규모다.

2030년에는 약 33조 1,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수요는 3배로 늘어나는데, 공급자 숫자는 쉽게 늘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래된 해저케이블의 교체 시기와 재생에너지·AI 발전 시기가 겹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해저케이블 전력망은 국가 기반 산업인데다 한 번 설치하면 수십 년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 장벽이 높다"고 말했다.

공급자가 한정돼 있다는 것은 발주처가 줄을 서야 한다는 의미다. 먼저 생산능력을 갖춘 회사가 수주를 싹쓸이한다.


LS전선 vs 대한전선, 같은 시장 다른 단계

두 회사 모두 HVDC를 향해 달리고 있지만, 출발점이 다르다.

항목LS전선대한전선
HVDC 국내 실적제주·진도, 제주·완도, 북당진·고덕 등 국내 전 구간 수행2025년 동해안~동서울 EP2 최초 수주 (약 1,463억원)
해저케이블 공장강원 동해, 2026년 생산능력 4배 이상 확대당진 1공장 가동 중, 2공장 2027년 가동 목표 (약 5,000억원 투자)
보유 포설선LS마린솔루션 (아시아 최대급 HVDC 전용 선박 신조 중)팔로스호 + 스칸디 커넥터호 (2026년 7월 확보)
영국 내셔널그리드 프레임워크포함포함 (110조원 규모 장기 공급 후보군)

LS전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저와 지중 HVDC 사업 수행 경험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제주~진도, 제주~완도, 북당진~고덕 등 국내 HVDC 케이블 프로젝트 전부를 수행했다. 레퍼런스 면에서 독보적이다.

대한전선은 후발이지만 속도를 올리고 있다. KB증권은 대한전선이 스칸디 커넥터 인수로 총 2대의 CLV를 보유하게 되며, 해저케이블 포설 능력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이 56%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두 척의 포설선으로 국내 포설 절반 이상을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가 분수령이 되는 이유

서해안 HVDC 프로젝트 첫 단계는 전북 새만금에서 경기도 화성까지를 잇는다.

해저 케이블을 왕복 2회선으로 설치해 총 2GW급 전력망을 구축하는 계획이다.

전체 선로 길이는 440km이고, 준공 목표는 2030년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HVDC 사업은 해양 조사, 자재 수급, 생산 테스트, 운송과 포설까지 최소 4~5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2030년에 완공하려면 2026년에는 사업자 선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시간이 없다. 2026년 안에 사업자가 정해지지 않으면 2030년 준공은 불가능하다. 발주 일정 자체가 수주 후보 기업들에게 이미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셈이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서해안 해상풍력 단지와 주요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국가 전력망 사업이다. 정부는 2038년까지 총 620km 규모의 HVDC 송전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사업 규모만 수조원대여서 국내 HVDC 시장의 최대 수주처로 꼽힌다.

이 사업 하나가 어느 회사에 가느냐에 따라 수주잔고 판도가 통째로 뒤집힐 수 있다. HVDC가 단순한 제품 차별화 이슈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모든 종목이 같은 리스크에 노출된 것은 아니다. HVDC 비중이 높을수록 성장 잠재력도 크지만, 대형 프로젝트 지연이나 경쟁 심화에 따른 하방 폭도 달라진다. 종목별로 리스크 구조가 어떻게 다른지는 다음 섹션에서 짚는다.

해저 HVDC 케이블을 포설하는 케이블 포설선(CLV)에서의 케이블 포설 장면.

전선 관련주의 숨겨진 지뢰 3가지, 종목마다 피해가 다르다

전선 관련주에는 공통 리스크 3가지가 있다. 구리 가격 급락, 미국 관세 변수, 중국산 저가 케이블의 유럽·중동 침투다. 문제는 이 세 가지 리스크가 모든 종목에 똑같이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종목은 구리 가격이 빠져도 흔들리지 않고, 어떤 종목은 구리 값 하락 하나에 수익성이 통째로 무너진다. 지금부터 종목별로 뜯어본다.


① 구리 가격이 빠지면, 종목마다 결과가 다르다

구리는 전선 제조 원가의 약 90%를 차지한다. 이 한 숫자가 전선주의 리스크 구조를 거의 설명한다. 원가의 대부분이 단 하나의 원자재에 묶여 있다는 뜻이다.

구리 값이 오를 때는 전선업체들이 판매 가격을 조정해 매출이 늘어난다. 반대로 구리 값이 급락하면 이미 비싸게 산 재고가 남고, 재고 손실이 발생한다. 상황이 빠르게 뒤집히는 경우다.

종목 간 방어력은 여기서 갈린다. 전선업체들은 수주 계약에 구리 가격 변동을 납품 단가에 연동하는 '에스컬레이터(escalator)' 조항을 넣는 편이다. 이 조항이 많이 붙어 있는 수주 비중이 높은 회사일수록 구리 변동에 덜 흔들린다.

에스컬레이터 조항이 많고, 초고압케이블(HVDC)·해저케이블 같은 고부가 제품 비중이 높은 회사는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한마디로, 제품 포트폴리오가 좋으면 구리 급락의 충격을 덜 받는다.

반대쪽 끝에는 대원전선이 있다. 대원전선의 2021~2022년 영업이익률은 1% 미만이었다. 영업이익률 1%짜리 사업에서 구리 가격이 10% 빠지면 손익이 쉽게 뒤집힌다. 구리 상승기에는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불어나는 종목이지만, 하락 국면에서는 가장 먼저 적자를 낼 수 있는 구조다.


② 미국 관세: 한국산 고압케이블은 일단 피해갔다, 단 조건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고압케이블(HS 코드 8544.60)의 일반 관세율은 3.2~3.7%다. 다만 한국산 고압케이블에는 한미 FTA로 무관세가 적용된다.

여기까지 보면 한국 전선주는 관세 리스크가 없어 보인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관세 정책과 적용 범위가 바뀌면 상황이 달라진다.

2025년 4월 트럼프의 상호관세 발표로 90일 유예 기간 후에 기본관세 10%가 적용되는 상황이 생겼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2025년 8월 1일부터 반제품 구리 제품과 케이블, 커넥터 등 구리 집약 파생 제품 수입에는 50%의 관세가 부과된다는 점이다. 완성품에 무관세가 적용돼도, 원자재인 구리에 50% 관세가 붙으면 생산 원가 전체가 크게 오른다. 한국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라면 이 비용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

종목미국 내 생산 기반관세 노출 수준
LS전선미국 현지 공장 검토 중중간 (수출 병행 구조)
대한전선미국 프로젝트 수주, 현지 파트너 활용중간
가온전선미국 수출 비중 있음상대적으로 높음
대원전선미국 수출 비중 낮음낮음 (단, 업황 의존도 큼)

한국과 미국은 2025년 7월 무역 협정을 발표했다. 그 결과 한국산 수입품에는 15%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전에 위협받던 25%에서 낮아지긴 했지만, 무관세 시절과 비교하면 경쟁력 악화는 피할 수 없다. 미국 내에 생산 기반을 빨리 갖추는 기업이 구조적으로 유리하다.


③ 중국산 대체재: 일반 케이블은 위협, HVDC는 별개의 게임

중국 리스크는 두 층위로 나눠 생각해야 한다.

첫 번째는 일반 전력 케이블 시장이다. 중국 업체들의 생산 능력이 확장되면서 공급이 과잉된 상태다. 그 여파로 중국산 저가 제품이 유럽·중동 시장으로 밀려들고 있다. 가온전선, 대원전선, LS에코에너지처럼 일반 전력케이블 비중이 높은 회사는 이미 중국산 저가 제품과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번째는 HVDC·해저케이블 시장이다. 여기서는 중국이 사실상 배제되는 쪽이다. 기술 장벽이라기보다 지정학적 이유다.

미국은 SEA-ME-WE-6 해저케이블 입찰에서 최저가를 쓴 중국 업체 HMN Tech를 탈락시켰다. 미국 정부는 중국 업체들을 안보 리스크로 보고 있다. 데이터 케이블 분야에서 중국 사업자는 미국 쪽 승인을 받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조치가 HVDC용 해저케이블 등 전력망 케이블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HVDC 해저케이블 시장의 공급자는 프리즈미안(이탈리아), 넥상스(프랑스), NKT(덴마크), LS전선 등 소수에 한정돼 있다. 중국이 기술을 따라오더라도, 안보를 이유로 배제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중국 리스크 높은 종목: 일반 전력케이블 위주의 가온전선, LS에코에너지, 대원전선. 유럽·중동에서 가격 경쟁 압박이 이미 시작됐다.
  • 중국 리스크 낮은 종목: HVDC·해저케이블 중심의 LS전선, 대한전선. 지정학적 이유가 진입 장벽 역할을 한다.

리스크 노출도 종합표

구리 급락관세중국 대체재
LS전선낮음 (에스컬레이터 + 고부가 비중)중간낮음 (HVDC 위주)
대한전선낮음중간낮음 (HVDC 확대 중)
가온전선중간중간~높음높음
대원전선높음 (마진 구조 취약)낮음높음
LS에코에너지중간중간높음
일진전기중간중간중간

세 가지 리스크를 나란히 놓으면, HVDC 비중이 높은 종목이 리스크 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주가가 이미 오른 종목이라도, 어떤 기업을 사느냐에 따라 하락 시 충격의 크기는 확연히 달라진다. 다음 섹션에서는 이 세 가지 기준을 실제 투자 결정에 어떻게 적용할지, 체크리스트로 정리한다.

지금 살 수 있는 투자자 체크리스트

전선 관련주를 고를 때 세 가지만 본다. 수주잔고, 영업이익률, HVDC 비중. 이 세 가지가 종목을 좁히는 기준이 된다. 2026년 1분기 말 기준 LS전선·대한전선·가온전선의 수주잔고 합계는 11조 6,187억 원이고, 지난해 말보다 7.3% 늘었다. 이미 상당 부분이 주가에 선반영된 종목군이다. 그래도 지금 고를 만한 종목이 있다. 수주잔고가 쌓이는 속도와 그것이 실제 이익으로 전환되는 구조가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첫 번째 기준: 수주잔고가 시가총액의 몇 배인가

수주잔고(受注殘高)란 계약은 됐지만 아직 납품하지 않은 금액의 총합이다. 쉽게 말하면 "앞으로 벌기로 약속된 매출"이다. 이 숫자가 시가총액보다 크면 이미 확보된 일감만으로도 주가를 설명할 여지가 생긴다.

2026년 1분기 말 기준 LS전선의 수주잔고는 7조 5,261억 원이고, 대한전선은 3조 8,273억 원이다. 두 회사 모두 수주잔고가 빠르게 늘고 있다.

종목수주잔고 (2026년 1분기 말)주목 포인트
LS전선7조 5,261억 원HVDC·해저케이블 비중 높아 마진 개선 여지
대한전선3조 8,273억 원2025년 연말 대비 4.5% 추가 증가
가온전선수주잔고 포함 3사 합 11조 6,187억 원중저압 중심, 미국 데이터센터 납품 추가

수주잔고가 크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관건은 그 일감이 주가에 얼마나 반영됐느냐다. 수주잔고를 시가총액으로 나눈 배수가 높을수록 아직 주가에 덜 반영된 일감이 많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 계산은 '수주잔고로 줄 세운 진짜 순위' 섹션에서 상세히 다뤘으니 그 부분을 참고하자.


두 번째 기준: 매출 100원에 이익이 몇 원 남는가

전선업은 구리 가격이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다. 그래서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적게 남는 회사가 있다. 영업이익률이 핵심 필터인 이유가 여기 있다.

LS전선은 2025년 매출 7조 5,882억 원에 영업이익 2,798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로 환산하면 약 3.7%다. 전선업 특성상 이 수준이 실질적인 체력을 나타낸다.

중요한 건 수준 자체보다 방향이다.

  • 이익률이 올라가고 있는가? HVDC·해저케이블 같은 고수익 제품 비중이 늘면 이익률이 자연히 오른다.
  • 북미 시장 마진이 국내 한전 단가 기반 마진을 넘어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 수주 비중이 높은 종목은 이익률 개선 속도가 빠르다.
  • 해저케이블을 제조에서 시공까지 턴키로 수행하면, 제조 마진 위에 시공 마진까지 얹힌다. 사업 구조가 바뀌는 것이다.

LS에코에너지는 2025년 매출 9,601억 원, 영업이익 668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49.2%였고, 영업이익률은 약 7%다. LS전선 본체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베트남 생산법인 중심으로 초고압 케이블과 통신 케이블을 함께 파는 구조 덕분이다.


세 번째 기준: HVDC를 실제로 할 수 있는가

HVDC(초고압직류송전)는 먼 거리에 전기를 직류 방식으로 보내는 기술이다. 교류보다 전력 손실이 적어, 해상풍력 전력을 육지로 끌어올릴 때 필수적이다. 문제는 이 기술을 상업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회사가 전 세계에 손에 꼽힐 정도로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LS전선은 강원도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5동이 가동되며 HVDC 생산능력이 기존 대비 4배 이상 확대됐다. 생산 준비가 이미 갖춰져 있다는 뜻이다.

대한전선은 초고압·HVDC·해저케이블 수요 확대로 실적 개선이 나타났다. 당진 HVDC 테스트 센터 준공으로 국내외 프로젝트 대응 기반도 강화했다.

HVDC 비중이 낮은 종목은 수주잔고가 많아도 중저압 제품 위주라 이익률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 종목 압축 시 이 지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세 가지를 한꺼번에 확인하는 방법

  • 수주잔고 배수 확인: 수주잔고를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을 직접 계산하라. 2배 이상이면 일감 대비 주가가 아직 빡빡하지 않다는 신호다.
  • 이익률 방향 확인: 최근 4분기 영업이익률이 오르고 있는지 보라. 숫자 자체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HVDC·해저케이블 납품이 시작되는 시점에서도 이익률이 꺾이지 않는 종목을 고른다.
  • HVDC 실제 수주 여부 확인: "HVDC 한다"는 발표가 아니라 실제 공급 계약이 공시됐는지 확인하라. 진짜 수주 이력은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에서 사실상 해자 역할을 한다.
  • 구리 가격 연동 구조 파악: 원가연동 계약을 맺었는지 확인하라. 구리 가격이 오르면 판가에 반영되는 구조라면 구리 상승이 매출 확대와 어느 정도 연동된다. 반대로 고정가 계약이 많은 종목은 구리 상승 시 이익이 악화될 수 있다.

종목별 리스크 시나리오는 앞 섹션 '종목별 리스크 시나리오'에서 상세히 다뤘다. 이 체크리스트와 함께 보면 종목 하나를 고르는 데 10분이면 충분하다.

부록: 용어 사전

이 글에 등장한 핵심 용어 5개를 모았다. 본문을 읽다가 막히는 단어가 있으면 여기서 찾으면 된다.


  • HVDC (초고압직류송전, High Voltage Direct Current): 발전소에서 만든 교류 전기를 직류로 바꿔 먼 거리까지 보내는 기술이다. 교류 송전의 전력 손실률은 약 10%인 반면, HVDC는 약 1% 수준이다. 장거리 구간일수록 이 차이가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쉽게 말해, 서울에서 출발한 전기 100을 부산에서 99로 받느냐, 90으로 받느냐의 차이다. 해저케이블을 쓸 경우 HVDC는 케이블 1개만으로 송전이 가능해 설치·유지보수 면에서 이점이 있다. 이 기술을 다룰 수 있는 회사가 전 세계에 5개 미만인 이유가 여기 있다. 세부 내용은 'HVDC·해저케이블이 핵심인 이유' 섹션에서 다룬다.

  • 수주잔고 (Order Backlog): 계약은 땄지만 아직 납품(매출 인식)이 안 된 금액의 합계다. 현재 제조나 판매는 하지 않았지만, 향후 제조·판매하기 위해 '예약'을 받아둔 것이다. 식당으로 치면 오늘 예약 손님 수다. 예약이 많을수록 당분간 장사 걱정이 없다. 다만 완공까지 길고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금이 부족해지는 유동성 리스크가 생긴다. 계약 금액이 실제 공사 금액을 밑도는 덤핑 리스크도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수주잔고가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수주잔고 대비 시가총액 분석은 '수주잔고로 줄 세운 진짜 순위' 섹션을 참고하라.

  • 해저케이블 (Submarine Cable): 바다 밑에 깔리는 전력 케이블이다. 육상 케이블보다 훨씬 높은 내압·내수 설계가 필요하고, 설치 자체에 특수 선박이 동원된다. 해상풍력 단지에서 생산한 전기를 육지로 끌어오거나, 나라와 나라 사이에 전력을 연결할 때 쓴다. 장거리 송전과 해저 송전, 신재생에너지 연계 측면에서 장점이 있어 HVDC 방식의 수요가 늘고 있다.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관련 수주를 따내는 기업은 제한적이다.

  • 턴키/EPC (Turnkey / 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발주처가 "다 알아서 지어서 넘겨줘"라고 맡기는 방식이다. 설계(Engineering), 자재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을 한 회사가 통째로 책임진다. 완성품을 열쇠(key)째로 넘겨준다는 의미에서 '턴키'라고 부른다. 마진은 높지만 공사 지연이나 원자재 가격 급등 같은 리스크를 시공사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 단점이다.

  • 초고압케이블 (Extra High Voltage Cable, EHV Cable): 일반적으로 345킬로볼트(kV) 이상의 전압을 견디도록 만든 케이블이다. 송전 용량이 크고 전력 손실이 적어 데이터센터나 산업단지처럼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곳에 연결하는 주요 전력망에 쓰인다. 전압이 높을수록 절연 소재 기술 난도가 올라가므로 아무 회사나 만들 수 없다. 전선 관련주에 투자할 때는 해당 기업이 어느 전압 구간까지 생산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 체크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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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국내 3대 전선 회사는 어디인가요?

LS전선, 대한전선, 대원전선이다. 수주와 생산능력, 글로벌 공급망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들이다.

전선 관련주가 2026년에 수혜를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미국·유럽 노후 전력망 교체, 해상풍력의 해저케이블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기 때문이다.

AI 전력 관련주(한국)에는 어떤 종목이 있나요?

대한전선, LS전선, 대원전선, 가온전선, 삼화전기 등이 해당된다. AI 데이터센터와 HVDC·해저케이블 수주가 연결된다.

초고압 해저케이블(HVDC) 관련 대장주는 누구인가요?

LS전선과 대한전선이 대표적이다. 해저케이블·HVDC 수주 경험과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수주잔고는 왜 중요하며 어떻게 봐야 하나요?

이미 계약된 미래 매출 규모를 보여준다. 시가총액 대비 수주잔고가 크면 주가를 실적으로 뒷받침할 여지가 커진다.

전선주 실적을 볼 때 핵심으로 확인할 항목은 무엇인가요?

수주잔고, 분기 매출·영업이익, EPS, 시가총액 대비 수주잔고, PER(주가가 이익의 몇 배인지)을 확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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