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도 이해하기 쉬운 채권 기초

채권이 뭔지 모르면 뉴스가 안 들린다
경제 뉴스에서 이런 제목을 봤을 때 그냥 넘긴 적 있다면, 이 글이 그 이유를 완전히 풀어줄 것이다. 채권 구조를 한 번만 이해하면, 금리 뉴스가 나올 때마다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한다.
채권은 한 줄로 요약하면 돈을 빌려주고 받는 차용증이다.
정부나 기업이 돈이 필요할 때 시장에서 투자자들한테 돈을 빌린다. 그 대신 이렇게 약속한다. "1년에 이자 얼마씩 줄게, 만기에는 원금도 돌려줄게." 은행 적금과 닮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채권은 중간에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여기서부터다. 그래서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온다.
예를 들어보자.
내가 100만 원짜리 채권을 샀다. 이 채권은 매년 이자를 3만 원씩 준다.
이걸 3%짜리 채권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다음 날, 시장 금리가 갑자기 5%로 올랐다.
새로 나오는 채권은 100만 원에 5만 원씩 이자를 준다.
그럼 내가 들고 있는 3%짜리 채권, 누가 살까? 아무도 안 산다. 새 채권이 이자를 더 주는데 굳이 내 것을 살 이유가 없다.
결국 내 채권을 팔려면 가격을 낮춰야 한다. 80만 원, 70만 원까지 내려야 살 사람이 나타난다.
금리가 올랐는데 내 채권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새 채권이 이자를 덜 주기 때문에, 이자가 많은 내 채권은 귀해진다. 가격이 오른다.
정리하면 구조는 단순하다.
| 시장 금리 | 채권 가격 |
|---|---|
| 올라가면 | 떨어진다 |
| 내려가면 | 올라간다 |
뉴스에서 "금리 인상에 채권 시장 약세"라고 나오면 이제 이해가 될 것이다. 새 채권보다 이자가 적은 기존 채권들의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채권의 구조는 이게 전부다. 다음 섹션에서는 이 관계가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 숫자로 딱 한 번만 더 확인해볼 것이다.
금리와 채권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이유
뉴스에서 "금리가 올랐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채권 투자자들이 긴장하는 이유가 있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항상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왜 그런지, 수식 없이 딱 하나의 예시로 끝내보자.
100만 원짜리 채권을 샀다고 가정해보자.
조건은 이렇다. 만기는 1년이고, 표면금리는 연 3%다.
1년 뒤에 원금 100만 원을 돌려받는다.
이자 3만 원을 더하면 합계는 103만 원이다.
그런데 채권을 산 다음 날, 시장금리가 갑자기 5%로 뛰었다.
이제 시장에는 똑같이 100만 원을 넣으면 5만 원을 주는 새 채권이 나온다.
그 순간 내가 들고 있는 "3만 원짜리 채권"은 손해다. 아무도 사려 하지 않는다.
내 채권을 팔려면 가격을 낮춰야 한다.
새 채권(5만 원)과 수익률이 같아질 때까지 가격을 낮춰야 한다.
결국 100만 원짜리 채권을 98만 원쯤에 팔아야 거래가 된다. 채권 가격이 내려간 것이다.
반대 상황도 같은 논리다.
시장금리가 1%로 떨어지면 새로 나오는 채권은 1만 원밖에 못 준다.
그러면 매년 3만 원을 주는 내 채권은 갑자기 귀해진다.
사려는 사람이 몰리고, 가격은 102만 원이나 103만 원으로 올라간다.
| 상황 | 시장금리 | 내 채권 이자 | 내 채권 가격 |
|---|---|---|---|
| 금리 상승 | 3% → 5% | 그대로 3만 원 | 100만 원 → 하락 |
| 금리 하락 | 3% → 1% | 그대로 3만 원 | 100만 원 → 상승 |
핵심은 하나다. 채권에 찍힌 이자는 절대 안 바뀐다. 바뀌는 것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뿐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내 채권의 이자가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이 되고, 그 열세를 가격으로 메운다. 그게 전부다.
이 구조를 머릿속에 넣어두면 "미국 금리 인상 발표" 같은 뉴스가 왜 채권 투자자들에게 나쁜 소식인지 바로 읽힌다.
다음으로는, 같은 채권이라도 국가가 발행하느냐 기업이 발행하느냐에 따라 이 이자가 왜 다르게 책정되는지를 살펴본다.

국채 vs 회사채, 뭐가 다른가
채권을 처음 접하면 "어디서 발행했냐"는 것만 다른 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 그 차이가 이자율과 안전성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국채는 정부가 발행한다. 쉽게 말해 나라가 돈을 빌리는 것이다. 국고채는 시중에서 거래되는 채권 중 가장 안전한 상품으로, 우량 등급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거래된다. 나라가 망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투자자는 원금 회수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이자는 낮다.
회사채는 기업이 발행한다. 같은 돈을 빌려도 기업은 나라보다 부도 위험이 높다. 그래서 투자자를 끌어들이려면 이자를 더 얹어야 한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원리금 지급 능력에 따라 AAA부터 D까지, 총 10개 등급으로 나뉜다. 등급이 낮을수록 이자가 높고, 부도 위험도 커진다.
이 둘의 금리 차이를 스프레드라고 부른다. 국채 금리 위에 회사채가 얼마나 더 얹혀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1bp는 0.01%포인트다.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때 이 스프레드는 178bp까지 치솟았다. 시장이 불안해지면 회사채를 사려는 사람이 줄고, 기업은 더 높은 이자를 제시해야만 돈을 빌릴 수 있다.
아래 표로 핵심 차이를 정리했다.
| 구분 | 국채 (국고채) | 회사채 |
|---|---|---|
| 발행 주체 | 정부 | 기업 |
| 부도 위험 | 사실상 없음 | 신용등급에 따라 다름 |
| 이자 수준 | 낮음 | 국채보다 높음 |
| 신용등급 | 별도 없음 (국가 신용) | AAA ~ D |
| 초보 투자자 적합성 | 높음 | 등급 확인 필수 |
한 가지 더. 회사채 안에서도 등급 차이가 크다. AAA나 AA- 같은 우량 등급 회사채는 국채와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 2025년 기준으로 국고채 3년물과 AA-급 회사채 3년물의 스프레드는 약 39bp 수준까지 좁혀졌다. 반면 BBB급 이하로 내려가면 이자는 훨씬 높아지지만, 그만큼 원금을 못 돌려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결정은 간단하다. 안전을 우선하면 국채, 조금 더 이자를 원하면 우량 회사채, 고수익을 노리면 저신용 회사채다. 단, 저신용 회사채는 이자가 높은 이유가 있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다음 섹션에서는 채권으로 실제로 돈을 버는 방법 두 가지를 다룬다. 만기까지 보유하는 방법과 중간에 파는 방법이 있고, 세금 처리도 다르다.

채권으로 돈 버는 두 가지 방법
채권으로 수익을 내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만기까지 들고 가거나, 중간에 파는 것. 어떤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수익 구조도, 세금도 달라진다.
방법 1. 만기까지 들고 가기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면 수익률이 일정하다. 은행 정기예금과 마찬가지다. 산 순간 이자율이 확정되고 그게 끝까지 유지된다. 시장금리가 올라도 내려도 내 이자는 그대로 들어온다.
만기 보유 전략은 투자 원금을 만기까지 묶어 예상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식이다. 가장 큰 장점은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목돈이 몇 년 후 필요한 사람, 수익을 미리 계산해두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 전략이다.
세금은 단순하다. 채권 투자로 생기는 소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자(쿠폰이자)고, 나머지는 매매차익이다. 이자에는 15.4%가 원천징수되고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만기 보유 때는 이자만 발생하므로 15.4%만 내면 끝이다.
방법 2. 중간에 팔기
중간에 매도하면 자본 손익이 발생한다. 이익을 보기도 하고 손해를 입기도 한다. 관건은 금리 방향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내려가고,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올라간다. 앞에서 배운 원리다. 내가 산 채권의 이자율이 시장보다 높아지면 가격이 오르고, 그때 팔면 차익이 생긴다.
예를 들어 이자율 4%인 채권을 1억 원에 샀다.
시장금리가 3%로 떨어지면 내 채권 가치는 오른다. 이자 4%짜리 채권을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내려간다. 그 상태에서 팔면 원금 손실이 난다. 안전하게 가고 싶다면 투자 기간과 채권 만기를 맞추는 것이 낫다.
세금, 여기서 다르다
채권의 이자소득에는 15.4%(지방소득세 포함)의 세금이 과세된다. 반면 채권의 매매차익은 개인이 직접 투자하면 과세되지 않는다.
표면금리 연 2.0%인 채권을 액면가보다 2% 할인해 샀다고 가정해보자.
만기에는 총 4% 수익을 얻는다.
같은 4% 정기예금을 택하면, 이자 전체에 세금이 붙는다.
그에 비해 채권은 매매차익이 비과세고, 표면금리 2%에만 세금이 붙는다.
정리하면 이렇다.
| 구분 | 이자 수익 | 매매차익 |
|---|---|---|
| 세율 | 15.4% 원천징수 | 비과세 (개인 직접투자 기준) |
| 발생 시점 | 이자 지급일마다 | 중도 매도 시 |
| 금융소득종합과세 | 연 2,000만 원 초과 시 해당 | 해당 없음 |
단, 채권형 ETF나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면 다르다. 채권 ETF는 분배금(이자 성격)에 15.4%가 과세되고, 도중에 팔아 얻는 매매차익에도 15.4% 세금이 붙는다. 개별 채권을 직접 살 때만 매매차익 비과세가 적용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어떤 방법이 맞는지는 한 가지만 보면 된다. 금리가 앞으로 내려갈 것 같으면 중도 매도 전략이 유리하고, 수익률을 확정해두고 싶으면 만기 보유가 맞다. 금리가 내려갈 때 어떤 채권이 가격을 더 많이 올리는지, 즉 장기채와 단기채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는 다음 섹션에서 따져본다.
듀레이션(Duration), 왜 알아야 하나
4섹션까지 읽었다면 채권의 기본 구조는 잡혔다. 그런데 막상 채권을 살 때 초보자가 가장 많이 당하는 실수가 하나 있다.
"만기 20년짜리 국채 샀는데, 금리가 조금 올랐을 뿐인데 왜 이렇게 많이 빠졌지?" 그 이유가 듀레이션에 있다.
듀레이션은 간단히 말해, 금리가 1% 바뀔 때 채권 가격이 몇 % 움직이는지를 알려주는 숫자다. 민감도 지표다. 온도계가 날씨 변화를 수치로 보여주듯, 듀레이션은 금리 변화에 내 채권이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수치로 보여준다.
만기가 길수록 왜 더 크게 흔들리나
직관적으로 생각해보자. 1년 뒤에 원금을 돌려받는 채권과 20년 뒤에 돌려받는 채권이 있다. 둘은 만기에서부터 운명이 다르다.
금리가 1% 오르면 어느 쪽이 더 불리한가? 답은 길게 묶인 쪽이다. 짧게 묶인 쪽은 손해 볼 기간이 짧다. 긴 만기는 앞으로 오랜 기간 시장 금리보다 낮은 이자를 받아야 하는 처지다.
예를 들어 같은 금리 변동이라도 만기가 긴 채권의 가격 반응이 더 크다. 잔존 만기가 길수록, 표면금리가 낮을수록 듀레이션은 커진다. 그래서 동일한 금리 변동에 대해 가격도 더 크게 움직인다.
숫자로 보면 바로 이해된다
듀레이션이 5인 채권은 금리가 1% 변하면 가격이 약 5% 움직인다.
듀레이션 숫자가 곧 가격 변동 폭(%)이다.
| 채권 종류 | 만기 | 대략적인 듀레이션 | 금리 1% 오를 때 가격 변화 |
|---|---|---|---|
| 단기 국채 | 2년 | 약 2 | 약 -2% |
| 중기 국채 | 10년 | 약 8~9 | 약 -8~9% |
| 장기 국채 | 20년 | 약 14~16 | 약 -14~16% |
단기채와 장기채 사이에서 금리 1% 하나가 최대 15%포인트 가까운 가격 차이를 만든다.
같은 금리 1% 인상이라도 어떤 채권을 들고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듀레이션이 투자 판단의 기준이 된다
금리가 오를 것 같다면?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이 금리 변동에 덜 민감해 채권 가격 하락 위험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반대로 금리가 내릴 것 같다면 듀레이션이 긴 장기채일수록 가격이 더 많이 오른다. 수익 기회가 더 크다.
듀레이션을 모르면 "채권은 안전하다"는 말만 믿다가 장기채에서 주식 못지않은 손실을 본다. 알고 나면 금리 방향에 따라 단기채와 장기채 중 어느 쪽을 택할지가 명확해진다.
바로 다음 섹션에서 그 판단을 실제 수익률 숫자로 검증해볼 것이다.

금리 인하기, 단기채와 장기채 중 어디에 올라타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면 장기채다. 단, 이유를 모르면 시장이 반대로 움직일 때 버티지 못한다.
핵심은 듀레이션(duration)이라는 숫자다. 듀레이션은 금리가 변할 때 채권 가격이 얼마나 바뀌는지 보여주는 민감도 수치다. 간단히 말하면 금리가 1%포인트 변하면 채권 가격은 듀레이션 숫자만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듀레이션이 2인 채권은 같은 상황에서 가격이 약 2% 오른다.
듀레이션이 15인 채권은 같은 상황에서 가격이 약 15% 오른다.
만기가 길수록 듀레이션은 커진다. 듀레이션이 높을수록 동일한 금리 변화에 대해 가격이 더 크게 움직인다. 금리 인하기엔 더 높은 가격 상승을 누릴 수 있다.
시나리오로 직접 비교해보자
아래 표는 100만 원을 투자했을 때, 금리가 1%포인트 내려가는 시나리오에서 만기별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정리한 것이다. 듀레이션은 만기와 대략 비례한다고 가정했다.
| 채권 종류 | 대략적 듀레이션 | 금리 1% 하락 시 가격 상승 | 100만 원 투자 시 평가 이익 |
|---|---|---|---|
| 단기채 (만기 1~2년) | 약 1~2 | 약 1~2% | 약 1만~2만 원 |
| 중기채 (만기 5년) | 약 4~5 | 약 4~5% | 약 4만~5만 원 |
| 장기채 (만기 20~30년) | 약 15~18 | 약 15~18% | 약 15만~18만 원 |
이자 수익은 다 비슷하다고 가정해도, 가격 차익은 만기 차이로 열 배 이상 벌어진다.
단기채는 왜 거의 안 움직이나
장기채가 금리에 민감한 이유는 만기가 길수록 더 오랜 기간 이자를 받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새로 발행되는 채권이 더 높은 이자를 주게 되고, 기존의 낮은 이자를 주는 채권은 매력이 떨어져 가격이 하락한다.
단기채는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어차피 1~2년 뒤에 원금이 돌아오니까, 금리가 조금 바뀌어도 시장은 "그냥 기다리지 뭐"하고 반응한다. 가격이 크게 흔들릴 이유가 없다. 단기채는 금리 상승기에서 손실을 적게 보고 빨리 만기가 돌아와 재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선택지다.
그럼 장기채가 항상 유리한가
정리하면 이렇다.
-
금리 인하가 예상될 때 → 장기채. 가격 상승 폭이 크다.
-
금리 인상이 예상될 때 → 단기채. 손실이 작고 재투자 기회가 빠르다.
-
방향을 모를 때 → 중기채 혹은 채권 ETF로 분산. 한쪽에 몰빵하면 틀렸을 때 회복이 늦다.
금리 인하기에 장기채가 유리한 건 사실이다. 다만 "금리가 얼마나 더 내려갈 여지가 있는지"가 진짜 변수다. 이미 금리가 많이 내려온 시점이라면 장기채 가격은 상당 부분 먼저 올라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뉴스는 나중에 나온다는 점, 기억해두자.

채권 ETF로 시작하는 법
채권을 직접 사는 방법이 있고, ETF로 사는 방법이 있다. 초보에게는 ETF가 훨씬 현실적인 선택이다. 왜 그런지 먼저 짚어보자.
직접 매수의 벽은 생각보다 높다. 내가 원하는 채권을 골라 직접 매입하면 신용등급·이자·만기를 꼼꼼히 따져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초기 자금이 많이 필요하고 개인이 채권을 직접 거래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어렵다. 미국 국채를 직접 사려면 최소 수백만 원 단위가 기본이고, 만기까지 묶어두면 중간에 팔기도 번거롭다.
채권 ETF는 주식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고 거래량이 많아 유동성이 좋다. 다양한 채권에 분산투자할 수 있어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증권사 앱에서 주식 사듯 티커 하나로 미국 장기채 수십 종목을 한 번에 담을 수 있다.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게 핵심이다.
대표 상품 세 가지: SHY·IEF·TLT
TLT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아이셰어(iShares) 브랜드가 운용하는 ETF로, 미국 달러화 표시 고정금리 국채 가운데 잔존 만기가 20년을 초과하는 장기 국채를 겨냥한 상품이다. 미국 정부가 발행한 초장기 채권을 한 바구니에 담아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만든 펀드로, 서학개미들 사이에 채권 투자의 대명사로 통한다.
SHY·IEF·TLT 세 ETF는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고 운용 수수료가 0.15%로 같다. 블랙록이 운용하며, 운용 자산 규모도 200억 달러(약 28조 원)를 넘는다.
| ETF | 편입 채권 만기 | 듀레이션 | 성격 |
|---|---|---|---|
| SHY | 1~3년 (단기) | 약 1.9년 | 변동 거의 없음, 현금 대용 |
| IEF | 7~10년 (중기) | 약 7년 | 안정성과 수익 사이 중간 |
| TLT | 20년 이상 (장기) | 약 16~17년 | 금리 변화에 가장 크게 반응 |
듀레이션이란 금리가 1% 변할 때 채권 가격이 얼마나 흔들리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숫자가 클수록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로 2024년 4월 고점에서 9월 사이 금리가 하락할 때 TLT는 11% 올랐다.
중기채 ETF IEF는 5%, 단기 채 ETF SHY는 3% 상승에 그쳤다. 들고 있던 ETF에 따라 수익 차이가 컸다.
반대로 생각하면 TLT는 금리가 오를 때 손실도 그만큼 크다. 채권 만기가 길어질수록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금리 상승에 따른 가격 하락 영향은 장기채로 갈수록 크게 나타난다.
"TLT가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주의할 점 하나.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TLT는 오히려 7% 넘게 떨어졌다.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오른다는 교과서적 명제만 믿고 TLT를 붙들고 있던 투자자들은 당혹스러웠다. 연준의 기준금리(단기금리)와 시장이 결정하는 장기금리는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TLT가 큰 수익을 낸 시기는 경기 침체 공포가 극에 달했을 때였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쏠림이 발생하며 장기금리가 급락하자 TLT는 단기간에 급등했다.
요약하면 이렇다.
-
SHY: 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든 큰 손실 없이 이자를 받고 싶을 때.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잠깐 쉬어가는 대기 자금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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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F: 금리에 어느 정도 베팅하되 TLT만큼 위험은 피하고 싶을 때. 중간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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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T: 금리가 크게 내릴 거라고 판단할 때, 또는 경기 침체 방어용 헤지로 일부 담을 때. 변동성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 채권 ETF를 시작한다면 SHY나 IEF로 감각을 익힌 다음 금리 방향에 확신이 생겼을 때 TLT 비중을 조금씩 늘리는 순서가 무리가 없다.
배당소득세는 매월 분배금에 대해 15.4%가 부과된다.
양도소득세는 해외 투자 상품의 연간 매매 차익이 250만 원을 넘으면 22%가 과세된다. 국내 증권사에 상장된 동일 전략 ETF(예: SOL 미국30년국채 액티브)를 ISA나 퇴직연금 계좌로 사면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음 섹션에서는 실제로 채권에 투자할 때 초보가 자주 빠지는 함정 세 가지를 짚는다. 중도 매도 손실, 신용등급 착각, 그리고 세금 계산 오류다.

초보가 채권 살 때 놓치기 쉬운 함정 3가지
채권은 주식보다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에, 처음 사는 사람일수록 방심하기 쉽다. 그 방심이 실제 손실로 이어지는 패턴은 딱 세 가지로 압축된다.
함정 1. "언제든 팔면 되지"라는 착각, 중도 매도 손실
채권은 만기까지 들고 가면 원금과 이자를 약속대로 받는다. 문제는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중간에 파는 순간이다.
채권을 중도에 매도할 때 시장 금리가 올라버렸다면, 산 가격보다 낮게 팔아야 하므로 손실이 생긴다. 앞 섹션에서 배운 그 원리, "금리 오르면 채권 가격 내린다"가 여기서 그대로 적용된다.
금리가 상승했다면 손실, 금리가 하락했다면 이익이 발생한다. 팔고 싶은 타이밍이 아니라, 금리 방향이 수익과 손실을 가른다.
투자 기간과 채권 만기를 맞추는 것이 안전한 수익을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3년 뒤에 쓸 돈이면 3년 만기 채권을 사라. 1년 안에 쓸 가능성이 있다면 단기채를 사야 한다. 만기보다 짧게 쓸 돈으로 장기채를 사는 건 처음부터 함정에 발을 넣는 것이다.
함정 2. "A등급이면 안전하겠지"라는 신용등급 착각
채권 신용등급은 AAA부터 D까지 18단계로 나뉘며, BBB- 이상은 투자등급, BB+ 이하는 투자부적격(투기등급)이다. 그러니까 BBB-만 넘으면 투자등급이라 불린다. 이 점에서 착각이 시작된다.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위험도와 수익률이 달라진다. 신용도가 높은 회사채는 이자율이 낮고,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는 이자율이 높은 대신 위험이 크다.
높은 이자율에 끌려 BBB 등급 회사채를 샀다가 낭패를 보는 초보가 적지 않다. 신용등급 BBB 이상이라도 무조건 신뢰하면 안 된다. 분식회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BBB 경계에 있는 일부 기업은 신용평가 기간에만 급하게 자본을 늘려 등급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이자가 높다는 건 그만큼 위험하다는 신호다. 이 둘은 분리해서 볼 수 없다.
함정 3. "이자가 다야"라는 세금 계산 오류
채권에서 나오는 수익은 두 종류다. 이자 수입과 중간에 팔았을 때 생기는 매매차익.
| 수익 종류 | 세금 |
|---|---|
| 이자 수입 (표면금리) | 15.4% 원천징수 (이자소득세) |
| 매매차익 (직접 개별 채권 투자) | 비과세 |
| 채권형 ETF 매매차익·분배금 | 배당소득세 과세 |
표면이자는 이자소득으로 15.4%가 원천징수되고, 채권 매매차익은 소득세법상 과세 대상으로 열거되지 않아 세금이 없다.
많은 사람이 여기서 실수한다. 채권에 직접 투자하면 이자소득에만 과세되고 매매차익은 비과세다. 반면 채권형 펀드나 채권형 ETF에 간접 투자하면 해당 상품에서 나오는 소득은 배당소득으로 과세된다.
직접 채권을 사는지, ETF로 사는지에 따라 같은 수익이라도 세금 계산이 완전히 달라진다. "채권은 매매차익 비과세"라는 말을 ETF에도 그대로 적용하면 오산이다.
한 가지 더 짚자.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일수록 실제 소득과 무관하게 더 많은 세금을 낸다. 표면금리가 1%인 채권과 5%인 채권이 최종 수익률은 같아도, 5% 채권은 이자소득세를 더 낸다. 그래서 세후 수익률을 따져야 한다.
세 함정을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다. 만기 전에 팔 일이 생길 것 같으면 짧게, 이자가 높은 회사채는 그만큼 위험하고, 세금은 직접 채권이냐 ETF냐에 따라 다르게 계산해야 한다.
- 작성자 : @nasdo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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