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DC DB 차이, 한 표로 끝내고 내 상황에 맞는 쪽 고르기

퇴직연금 DC DB 차이, 한 표로 끝내고 내 상황에 맞는 쪽 고르기

DB형은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로 회사가 퇴직금을 보장한다. DC형은 회사가 연봉의 12분의 1을 납입하면 이후 운용 성과가 근로자 몫이다.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 DB가, 운용 자신 있거나 임금피크가 우려되면 DC가 유리하다.

DB형 vs DC형, 결론부터: 뭐가 다른가?

퇴직연금 DC·DB 차이는 딱 하나로 압축된다. "퇴직금을 누가 굴리느냐." 결정적인 차이는 운용 주체다. DB형(확정급여형)은 회사가 운용하고, 퇴직 시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만큼 근로자에게 지급한다. DC형(확정기여형)은 운용 주체가 근로자 본인이다. 회사는 매년 임금 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 계좌에 넣어주고, 이후 운용 결과가 좋으면 수익이 내 것, 손실이 나면 내 책임이다.

지금 내 퇴직연금이 뭔지 모른다면 가입 제도를 확인하라. 모르면 일반적으로 DB형이라고 보면 된다.


한 표로 끝내는 핵심 차이

구분DB형 (확정급여형)DC형 (확정기여형)
퇴직금 계산 방식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회사 납입금 누적 + 내 운용 수익
운용 주체회사근로자 본인
리스크 부담회사 부담 (운용 손실도 회사 책임)근로자 부담 (수익도, 손실도 내 몫)
퇴직금 확정 시점퇴직할 때(임금에 연동)매년 납입 시점부터 확정
중도인출불가법정 사유 해당 시 가능
투자 상품 선택없음(회사가 전담)예금·펀드·ETF 등 직접 선택

(근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13조·제20조)


두 제도의 이름에 핵심이 들어 있다. DB형은 퇴직 시점에 받을 급여가 정해진 제도다. 반대로 DC형은 회사가 매년 넣어야 할 돈이 정해진 제도다. 내가 받을 금액이 정해지느냐(DB), 회사가 넣는 금액이 정해지느냐(DC). 이 한 줄이 운용 주체와 리스크 부담자, 퇴직금의 변동성을 모두 갈라놓는다.

DB형에서 운용 수익이 나면 그 이익은 회사에 귀속된다. 손실이 생기면 회사가 메운다. 근로자는 퇴직 시 임금 기준으로 정해진 금액만 받는다. DC형은 구조가 반대다. 회사가 연간 임금 총액의 1/12 이상을 계좌에 넣으면, 이후 운용은 전적으로 근로자 몫이다. 성과가 좋으면 퇴직급여가 커지고, 실패 리스크도 본인이 부담한다.


시장 규모를 숫자로 보자.

구분적립금비중
DB형228조 9,000억 원45.7%
DC형141조 6,000억 원28.2%
개인형 IRP130조 9,000억 원26.1%

숫자만 보면 아직 DB형이 크다. 다만 흐름은 바뀌고 있다. DB형 비중은 2012년 73.9%에서 2024년 49.7%로 줄어 처음으로 과반을 밑돌았고, DC형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왜 DC형으로 이동할까. 수익률 차이가 이미 벌어졌기 때문이다. 2025년 운용 방법별로는 원리금보장형이 3.09%, 실적배당형이 16.8%였다.

구분수익률
DB형3.53%
DC형8.47%
개인형 IRP9.44%

그래서 단순히 수익률만 보면 DC형이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DC형이 무조건 옳은 선택은 아니다. DB형은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는 구간에서 유리하다. 반면 DC형은 직접 운용을 잘할 자신이 있거나 임금피크제를 앞둔 상황에서 유리하다. 다음 섹션에서 내 상황에 맞게 어떤 구조적 요소를 따져야 할지 뜯어본다.

DB형 구조 해부: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가 전부다

DB형(확정급여형)의 퇴직금 계산식은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30일 × 근속연수다. 여기서 핵심은 딱 하나다. 퇴직하는 그 순간의 임금 수준이 퇴직금 전체를 결정한다는 것. 30년을 다녀도 마지막 3개월 월급이 낮으면, 30년치 퇴직금이 그 낮은 월급 기준으로 계산된다.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을 퇴직급여가 사전에 확정되며, 운용은 회사가 책임진다. 투자 결과가 좋든 나쁘든 근로자가 받는 금액은 달라지지 않는다.


계산식을 숫자로 뜯어보면

예를 들어 월평균임금 300만 원인 직장인이 3년 근무 후 퇴직하면, 퇴직금은 300만 원 × 3년 = 900만 원이 된다.

같은 방식으로 근속 20년, 퇴직 직전 월급이 600만 원이라면 계산은 아래와 같다.

항목수치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600만 원
근속연수20년
퇴직금 합계1억 2,000만 원

평균임금 계산에는 고정급여 외에 고정상여금과 연차수당도 포함된다. 다만 퇴사 시점에 남아 있는 미사용 연차는 포함되지 않는다.


DB형이 유리한 사람: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는 직장, 장기근속자

DB형이 빛나는 경우는 분명하다. 임금 상승률이 높으면 DB형이 유리하다. 연봉 상승률이 운용수익률보다 높으면 DB형이 더 많은 퇴직금을 만든다.

입사 초기에 연봉 3,000만 원이었던 사람이 20년 뒤 퇴직 시점에 7,200만 원(월 600만 원)을 받고 있다면, 20년 치 퇴직금이 모두 그 600만 원 기준으로 재계산된다. 입사 초반의 낮은 월급은 없었던 일이 된다. 한 회사에 오래 다니면서 승진 기회가 많고 연봉 인상률이 높은 경우에는 DC형보다 DB형이 유리할 수 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별도 납입이나 중도인출은 불가능하지만, 운용 부담 없이 퇴직금을 안정적으로 받는다는 장점도 있다. 투자에 관심이 없거나 따로 신경 쓸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는 사실 이게 가장 큰 장점이다.


DB형이 불리한 사람: 임금피크제 적용 예정자

DB형의 치명적인 약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임금피크제에 영향을 받는 유형이 바로 퇴직금과 DB형이다. 두 유형 모두 퇴직 직전 30일분 평균임금에 근속 기간을 곱해 퇴직금을 계산하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로 급여가 줄면 퇴직금도 함께 줄어든다.

실제 사례를 보면 얼마나 심각한지 바로 보인다.

25년 근속에 평균임금 500만 원인 근로자가 희망퇴직을 선택하면 퇴직금은 1억 2,500만 원이다. 반면 임금피크제 적용 후 5년간 DB형으로 계속 근무하면서 매년 평균임금이 10%씩 감소하면, 퇴직 시점 평균임금이 250만 원이 되어 총 퇴직금은 7,500만 원이 된다.

5년을 더 다녔는데 퇴직금이 5,000만 원 줄어드는 구조다. 근속연수는 늘었지만 마지막 3개월 월급이 절반으로 줄어 30년치 전체가 그 낮은 기준으로 다시 계산되기 때문이다.

반면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더라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DC형은 매년 그해 연봉의 12분의 1이 계좌에 이미 쌓였기 때문에, 나중에 임금이 줄어도 과거에 쌓인 돈은 그대로다.


DB형 선택 전, 확인해야 할 한 가지

DB형은 퇴직 전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급여가 계산되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로 급여가 줄어들면 퇴직급여도 줄어들 수 있다. 지금 당장 DB형이 유리해 보이더라도, 회사에 임금피크제가 있는지, 내가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근속연수 × 마지막 월급. 이 공식이 DB형의 전부다. 마지막 월급이 오를 것 같으면 DB형이 강하고, 내릴 것 같으면 DB형은 역풍이 된다.

다음 섹션에서는 DC형의 구조를 해부한다. 회사가 매년 연봉의 12분의 1을 적립하고 나면, 그다음은 온전히 내 몫이다. 운용을 방치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도 함께 살펴본다.

DC형(확정기여형) 구조 해부: 퇴직금이 내 운용 실력에 달린 구조

DC형(확정기여형)은 회사가 매년 근로자 연간 임금총액의 1/12을 퇴직연금 계좌에 납입하면, 그 이후 운용은 근로자 본인이 직접 맡는 구조다. 회사가 넣은 돈과 내가 굴린 운용 수익을 합한 금액이 그대로 퇴직급여가 된다. DB형과 가장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이것이다. 퇴직금의 크기가 회사 보장이 아닌, 내 판단에 달려 있다는 것.

2024년 말 DC형 적립금은 118조 4,000억 원이었다.

이 중 67%가 원리금보장형에 몰렸다.

원리금보장형의 수익률은 3.67%였다.

실적배당형을 선택한 계좌는 9.96%를 기록했다. 같은 DC형 가입자인데 운용 선택 하나로 수익률이 세 배 가까이 갈렸다. 이 숫자가 DC형의 본질을 설명한다.


회사가 돈을 넣는 방식: 연봉 1/12, 연 1회 이상

회사는 매년 근로자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DC 계좌에 정기적으로 납입해야 한다. 근로자 본인의 추가 부담금 납입도 가능하다 (고용노동부 퇴직연금 기준).

연봉 4,800만 원인 직장인이라면 회사가 매년 400만 원을 내 퇴직연금 계좌에 넣는다. 그 순간부터 그 돈은 내 계좌 잔고가 된다.

회사는 연 1회 이상 정해진 부담금을 직원의 DC형 계좌에 납입해야 한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회사에 지연이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납입 이후의 얘기다. 돈이 들어온 뒤부터는 회사의 역할이 끝난다. 운용 결과가 좋든 나쁘든 회사는 아무 책임이 없다. 모두 내 몫이다.


"방치"하면 벌어지는 일

만기가 도래한 적립금에 운용 지시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현금성 자산으로 남아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한다.

이 상황을 막으려고 2022년 7월 정부가 도입한 것이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다.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미리 정해 둔 상품으로 자동 운용해 주는 제도로, 취지는 '방치된 적립금이 예금 이자만 받으며 썩는 걸 막자'는 것이다.

현실은 다르다.

2024년 4분기 기준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40조 원이다.

그중 88%인 35조 3,000억 원이 초저위험 상품에 쏠려 있다.

그 상품 수익률은 연 3.3%다.

동기간 고위험 상품은 16.8%를 기록했다. 차이가 5배가 넘는다.

디폴트옵션으로 자동 운용되고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어떤 위험등급으로 지정해 두었느냐가 결과를 가른다.


Release: Quarterly Retirement Market Data, First Quarter 2026 | Investment  Company Institute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의 범위

DC형 계좌에서는 정기예금 같은 원리금보장형 상품부터 펀드, ETF, 리츠 등 실적배당형 상품까지 근로자가 직접 선택해 운용한다.

법적으로 위험자산은 적립금의 최대 70%까지만 편입할 수 있다. 나머지 금액은 안전자산으로 구성해야 한다.

DC형은 회사가 선정한 퇴직연금 상품 이내에서만 운용이 가능하다. 내가 원하는 종목이라도 회사 플랫폼에 없으면 담을 수 없다.

아래 표로 DC형 운용 구조를 정리했다.

항목내용
회사 납입 금액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기준)
납입 주기연 1회 이상
운용 주체근로자 본인
운용 상품원리금보장형(예금, ELB 등), 실적배당형(펀드, ETF, 리츠 등)
위험자산 한도적립금의 70%까지
퇴직급여 계산식회사 납입 원금 + 운용 손익
방치 시 처리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자동 적용

DC형에서 투자 가능한 상품군과 법적 위험자산 한도(적립금의 70%) 구조를 도식으로 설명하기 위해

퇴직 직전까지 잔고가 곧 퇴직금이다

DB형은 퇴직 당시 평균임금과 근속연수로 금액이 정해진다. 반면 DC형은 다르다.

DC형 퇴직급여는 "연간 임금총액 × 1/12 + 운용손익"으로 결정된다. 회사가 매년 적립한 돈이 내 계좌에 쌓이고, 내가 굴린 수익이 붙어 최종 잔고가 퇴직급여가 된다.

회사가 마지막 납입을 끊는 순간, 계좌에 남아 있는 금액이 그대로 퇴직금이다.

2024년 실적배당형 적립금은 75조 2,000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53.3% 늘었다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 2025년 6월 보도자료 기준).

이는 퇴직연금이 단순 적립을 넘어 운용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DC형 계좌를 그냥 두지 않고 직접 굴리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DC형이 얼마나 유리한지, DB형으로 남아야 할 상황은 언제인지는 다음 섹션에서 본격적으로 다룬다.

DB형에서 DC형으로는 전환할 수 있다. 단, DC형으로 전환한 뒤에는 다시 DB형으로 되돌릴 수 없다. 역방향(DC→DB)이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사실상 막혀 있다고 봐도 된다. DC형 적립금을 DB형으로 이전하는 것은 개인의 운용 성과를 기업에게 전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허용되지 않는다. 한 방향 문이다. 한 번 열면 닫히지 않는다.

Deped Nutrition Month Memo 2025 401k Maximums For 2024

DC→DB는 왜 사실상 막혀 있나?

DC형을 DB형으로 변경하는 경우, DC형의 성격상 제도 전환 이후 근무기간에 대해서만 전환이 가능하다. DB형으로 변경하더라도 DC형 납입기간에 해당하는 과거기간 소급이 어려우므로 DC형 적립금은 DB형 계정으로 이전이 불가하다.

쉽게 말하면, DC 계좌에 이미 쌓인 돈은 DB로 넘길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회사가 동의해도 직원들이 원해도 과거 기간분은 DC에 그대로 묶인다. 법령(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제3항)은 퇴직급여제도 변경을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 근로자가 요구한다고 사용자가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를 규정하지 않는다.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없으면 사용자가 거부할 수 있다.

이런 구조 때문에 DC→DB 전환은 이론상 가능하더라도, 과거 적립금 이전이 불가한 점이 실효성을 떨어뜨린다.

임금피크제 직전이 결정적인 이유

임금피크제의 영향을 직접 받는 건 퇴직금과 DB형이다. 이 두 유형은 퇴직 직전 30일분 평균임금에 근속기간을 곱해서 퇴직급여를 산정하므로, 임금피크제로 급여가 줄어들면 퇴직급여도 함께 줄어든다.

핵심은 이거다. DB형은 마지막 임금이 전체 퇴직금을 결정한다. 20년 동안 쌓아온 근속기간이, 마지막 몇 달 월급이 낮아지는 순간 통째로 재평가된다.

임금피크 시점에 DB형을 DC형으로 전환하면 그 시점까지 이미 발생한 퇴직금은 근로자의 DC계좌로 모두 이체된다. 남은 기간 동안 매년 발생하는 퇴직급여도 DC 계좌로 쌓인다.

임금이 꺾이기 전에 전환하면, 그 시점까지의 퇴직금을 높은 임금 기준으로 확정짓고 DC 계좌에 잠글 수 있다. 임금피크제 적용 후에 전환하면 이미 손해다. 전환 시점의 퇴직금이 낮아진 임금 기준으로 정산되어 DC 계좌에 이전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연금본부장은 "급여가 상승하다가 임금피크제 등으로 급격히 꺾일 것이 예상되면 그 전에 DB에서 DC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며, "임금 상승률이 1~2%로 평탄해질 경우 빨리 DC로 옮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 전후의 임금 흐름과 DB→DC 전환 시점에 따른 퇴직금 차이를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전환할 때 기존 DB 적립금은 어떻게 되나?

선택지는 두 가지다.

  • 전액 DC로 이전: 지금까지 쌓인 퇴직금을 모두 DC 계좌로 옮기고, 이후 납입분도 DC로 받는 방식. 이 경우 DB형은 완전히 종료된다.
  • 과거분 DB 유지, 이후분만 DC: 과거 적립금은 DB에 남기고 앞으로의 적립금만 DC로 받는 방식. 임금피크 이후의 낮은 임금 기준 납입분이 DC 계좌로 들어오는 구조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이후 DC→DB 역방향 전환은 불가능하다. 전환 전에 인사팀에서 회사 규약상 전환 허용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 모든 회사가 전환 선택권을 열어두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구분가능 여부비고
DB → DC가능단, 되돌리기 불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제3항)
DC → DB사실상 불가과거 DC 적립금 이전 허용 안 됨
최적 전환 시점임금피크제 적용 직전적용 후 전환하면 낮아진 임금 기준으로 정산

다음 섹션에서는 이 판단을 내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법, 즉 DB형이 유리한 사람과 DC형이 유리한 사람을 5가지 체크리스트로 나눠본다.

전환 시 선택지(전액 이전 vs 과거분 DB 유지)와 법적/실무적 제약을 한눈에 정리해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IRP는 DB·DC와 어떻게 다른가?

IRP(개인형 퇴직연금)는 DB형·DC형과 달리 회사가 가입시켜 주는 제도가 아니다. 소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계좌를 만들 수 있고, DB·DC와 별개로 연간 최대 1,800만 원까지 추가로 납입해 운용할 수 있다. 절세 혜택도 따라온다. 연금저축·DC형·IRP를 합산해 연 900만 원까지 납입분에 세액공제가 적용되며,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면 16.5%, 초과하면 13.2%의 공제율이 붙는다.

DB·DC·IRP 핵심 차이 한 눈에

구분DB형DC형IRP
가입 주체회사회사본인
운용 주체회사근로자근로자
추가 납입불가가능 (본인 계좌)가능
세액공제없음추가납입분에 한해 가능연 900만 원 한도
퇴직금 수령IRP 의무 이전IRP 의무 이전해당 없음 (본인 계좌)

DB형 가입자는 IRP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아는 경우가 많다. 틀렸다. DB형 가입자도 별도로 IRP 계좌를 만들어 추가 납입하는 방식으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DB에 다니면서 IRP를 따로 굴리는 구조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퇴직하면 퇴직금은 무조건 IRP로 간다

2022년 4월 14일부터, 퇴직금을 지급할 때 반드시 IRP 계정으로 이전하도록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개정돼 시행됐다. 이전까지는 퇴직연금(DB·DC)에 가입한 회사 근로자에게만 적용됐던 규정인데, 이제는 모든 근로자가 대상이다.

개정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은 퇴직금 제도, DB형, DC형을 적용받는 모든 근로자가 퇴직하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가 지정한 IRP 계정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퇴직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한다.

월급 통장으로 퇴직금을 받던 시대는 끝났다. 퇴직금이 IRP로 들어오는 건 선택이 아니라 기본 설정이다.

예외가 있다. 만 55세 이후에 퇴직하는 경우, 퇴직급여액이 300만 원 이하인 경우, 사망으로 인한 당연퇴직, 외국인 근로자가 국외로 출국한 경우는 IRP 이전 의무에서 제외된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해당 사항이 없다.

IRP로 퇴직금을 받으면 뭐가 좋은가

IRP로 퇴직금이 들어오면 퇴직소득세를 바로 내지 않아도 된다. 퇴직금 전액을 IRP로 이전하면 회사에서 퇴직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세전 금액 그대로 입금되며, 퇴직소득세는 연금 또는 일시금을 실제로 수령하는 시점에 과세된다.

이를 과세이연이라고 한다. 내야 할 세금을 당장 내지 않고 미뤄두는 것인데, 그 세금까지 원금에 합쳐 굴릴 수 있어 실질 수익률이 올라간다.

나중에 연금으로 받으면 혜택이 더 커진다. 연금 수령 1~10년 차에는 퇴직소득세가 30% 감면되고, 11~20년 차에는 40% 감면된다. 일시금으로 바로 해지하면 이 감면 혜택은 하나도 받지 못한다.

세액공제 900만 원, 어떻게 채울까

세액공제를 가장 많이 받는 방법은 연금저축 600만 원을 먼저 채우고, 나머지 300만 원을 IRP에 넣는 방식이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산해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총급여에 따라 돌아오는 금액이 달라진다.

총급여 구간세액공제율900만 원 납입 시 환급액
5,500만 원 이하16.5%148만 5,000원
5,500만 원 초과13.2%118만 8,000원

국세청 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 기준

연봉 5,500만 원 이하라면 매년 900만 원을 채우는 것만으로 148만 원 넘게 돌려받는다. 적금 금리로 환산하면 단순 납입 수익률이 16.5%다.

단, IRP는 만 55세 이상이면서 가입일로부터 5년이 경과해야 연금 형태로 수령할 수 있다. 중간에 해지하면 받았던 세액공제를 전부 돌려줘야 하니, 여유 자금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채우는 건 금물이다.


IRP는 회사 제도인 DB·DC와 별개로 내가 직접 만드는 노후 계좌다. 퇴직금을 받는 창구이자, 연말정산 무기이자, 장기 투자 공간이다. 다음 섹션에서는 내 상황이 DB형에 맞는지 DC형에 맞는지 5가지 체크리스트로 바로 판단해 본다.

나는 DB형이 유리한가, DC형이 유리한가? 5가지 체크리스트

퇴직연금 DB형과 DC형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딱 하나의 기준으로 시작한다. 내 임금 상승률이 높은가, 아니면 내가 직접 운용해서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가. 실질임금상승률은 2000년대 평균 2.3%에서 최근 5년 평균 0%대로 낮아졌다. 예전엔 "모르면 DB형"이 통했지만, 임금이 제자리걸음인 지금은 그 공식이 조용히 깨지고 있다.

아래 5가지를 체크하면 내 상황이 어느 쪽인지 윤곽이 잡힌다.


체크 1. 내 임금은 앞으로도 계속 오르는가?

DB형은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로 퇴직금이 계산된다. 임금이 오르는 동안은 DB가 유리하다. 반대로 임금이 정체되거나 줄면 구조가 완전히 뒤집힌다.

호봉제가 살아 있고 승진이 꾸준한 대기업·공공기관이라면 DB형을 유지할 이유가 충분하다.

예를 들어보자. 연봉 7,000만 원, 20년 근속을 가정해 보자.
연 4% 임금 인상이라면 DB 퇴직금은 약 1억 6,000만 원이다.
동일 조건에서 DC로 연 6% 수익을 내면 약 1억 4,500만 원 수준이다.

임금 상승률이 높으면 DB가 수익률 경쟁에서 유리하다. 반대로 차장·부장급 이후 승진이 막히거나 임금 인상이 연 2% 아래로 떨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임금 상승률이 연 2% 이하라면, 그 돈을 직접 운용해 연 5~7% 수익을 냈을 때 더 유리해진다.


체크 2. 회사에 임금피크제가 있는가?

임금피크제는 전환 신호다. 퇴직 직전 평균임금이 기준이라 임금이 떨어지면 퇴직급여도 줄어든다.

예를 들어보자. 25년간 일한 근로자의 퇴직 시점 평균임금이 400만 원이었다면 DB 기준 퇴직금은 1억 원이다.
그런데 5년을 더 다니는 대신 매년 10%씩 임금이 줄면 어떤 차이가 생기나 보자. 근속은 30년이 되지만 퇴직 직전 평균임금은 절반인 200만 원이 된다.
그 결과 5년 뒤 받게 되는 퇴직금은 6,000만 원이다. 5년을 더 다녔는데 퇴직금이 4,000만 원 줄어드는 셈이다.

실무적으로는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에 DB형 가입자가 DC형으로 전환해 퇴직급여를 수령하고, 그 뒤 IRP 등으로 운용하는 사례가 많다. 다만 회사가 별도 기준으로 퇴직급여 감소를 방지해주는 경우도 있으니, 전환 전 퇴직연금규약을 반드시 확인하라.


체크 3. 이직 계획이 있는가?

이직을 자주 한다면 DC형이 유리하다. DC는 계좌를 IRP로 이관해 연속 운용이 가능하다. 반면 DB형은 이직할 때마다 퇴직금을 정산받아 일시금 처리되는 구조라 복리 효과가 끊긴다. 30대 초중반처럼 이직이 잦은 시기라면 DC형 선택을 고려하라.


체크 4. 투자 경험이 있고 하락장을 버틸 수 있는가?

DC형은 운용 결과가 100% 본인 몫이다. 최소 2년 이상 ETF·펀드 투자 경험이 있고, 하락장에서 매도하지 않고 버틴 경험이 있어야 DC 전환이 합리적이다. DC 계좌에서 원금 손실이 나면 그건 100% 본인 책임이다.

DC형 전체 118.4조 원 중 76.7%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투자되어 있다.
이 비율을 금액으로 보면 90.8조 원이다.

문제는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이다. 2024년 말 기준 DC형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3.51%, DB형은 3.81%였다.
즉, DC형을 골랐지만 예금성 상품에 방치하면 DB형보다 낮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직접 운용할 자신이 없다"면 DB형이 맞다.


체크 5. 전환 가능한 회사인가?

의지가 있어도 전환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퇴직연금 유형을 변경하려면 회사가 DB·DC 두 제도를 모두 도입하고 있어야 한다. 한 가지만 운영 중이면 변경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먼저 인사팀에 확인하라.


한눈에 정리

체크 항목DB형 유리DC형 유리
임금 상승률연 3% 이상, 승진 여력 있음연 2% 이하, 승진 막힘
임금피크제없거나, 회사가 퇴직금 별도 보장적용 예정 (1년 이내)
이직 계획장기근속 예정이직 계획 있거나 잦은 편
투자 성향손실 불안, 투자 경험 없음2년 이상 경험, 하락장 버텨본 적 있음
운용 의지직접 관리 번거로움직접 운용하고 싶음

"모르면 DB형"이라는 통념은 임금상승률이 높았던 시절에는 맞았다. 다만 신입·장기근속 직원 간 임금 격차가 2016년 2.3배에서 2024년 2.0배로 좁혀지면서, 최종임금 기반인 DB형의 기대 효과가 구조적으로 떨어졌다.

2024년은 2023년에 이어 DC형 수익률이 임금상승률보다 높았고, DB형 수익률도 앞선 해였다. DB형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인식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론은 명확하다. 임금이 꾸준히 오르고 투자 자신이 없다면 DB형. 임금 상승이 멈췄거나 임금피크제가 코앞이면, 더 늦기 전에 DC형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

다음 섹션에서는 임금피크제 시나리오를 숫자로 직접 비교한다. DB형을 그냥 유지하면 실제로 얼마나 손해인지, 전환 타이밍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표로 보여준다.

임금피크제 앞두고 DB에 그냥 있으면 얼마나 손해인가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순간, DB형 퇴직금 계산식이 역으로 작동한다. DB형은 퇴직 직전 30일분 평균임금에 근속 기간을 곱해 퇴직금을 계산하기 때문에 임금이 줄어들면 퇴직금도 줄어드는 구조다. 일을 더 오래 하고 퇴직금은 오히려 덜 받는 일이 실제로 생긴다.

실질임금상승률이 2000년대 평균 2.3%에서 최근 5년간 0%대에 머무르는 등 임금 상승의 관성이 약해졌다. 기업들 사이에서 임금피크제 도입도 빨라지고 있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의 2025년 11월 투자와연금리포트 제69호는 DB형 비중이 2012년 73.9%에서 2024년 49.7%로 낮아졌다고 짚었다. 퇴직연금 도입 이후 처음으로 과반에 미달한 수치다. 이 변화를 만든 요인 가운데 임금피크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시나리오로 보는 숫자: 같은 25년 근속, 결과는 얼마나 다른가

25년간 DB형으로 일해온 A씨의 퇴직 시점 평균임금이 월 400만 원이라면 퇴직금은 1억 원이다.

그런데 A씨가 임금피크제를 받아들이고 5년을 더 다닌다면?

매년 10%씩 임금이 줄어들면 5년 후 퇴직 직전 평균임금은 절반인 200만 원이 된다. 근속이 30년이 되면 퇴직금은 6,000만 원에 그친다. 결국 5년을 더 다니고 퇴직금은 4,000만 원 줄었다.

아래 표가 이 구조를 한눈에 보여준다.

구분DB형 유지 (임금피크 적용)DC형 전환 (임금피크 직전)
퇴직 시 월 평균임금200만 원 (50% 삭감)전환 시점 400만 원 기준 확보
근속연수30년25년 + 이후 DC 적립 분리
DB 기준 퇴직금6,000만 원-
DC 전환 시 이전 적립금-1억 원 (즉시 이전)
이후 5년 DC 추가 적립-연봉의 1/12 × 5년 별도 적립
차이-약 4,000만 원 이상 유리

DC 전환 후 추가 5년 적립분(운용 수익 제외, 원금 기준)은 별도로 쌓인다. 운용 수익이 붙으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전환 타이밍이 전부다

임금피크 직전에 전환해야 높은 임금 기준의 적립금을 그대로 DC로 가져올 수 있다. 반대로 임금피크 적용 이후에 전환하면 이미 손해다. 전환 시점의 퇴직금이 줄어든 임금 기준으로 정산되어 DC 계좌에 이전되기 때문이다.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면 임금피크 시점까지 발생한 퇴직금 전액이 즉시 DC 계좌로 이체된다. 이후 퇴직까지 매년 발생하는 퇴직급여를 DC 계좌에 받게 된다. 쉽게 말하면, 가장 임금이 높을 때의 퇴직금을 통째로 '잠금' 해 두는 것이다. 그 돈이 이후 운용 수익까지 먹으면서 불어나는 구조다.

DC 전환 후 운용을 방치하면 다시 역전된다

한 가지 함정이 있다. DC로 전환한 뒤 운용 상품을 선택하지 않으면 예금 2%대에 방치된다.

2026년 2월 기준 DC형 가입자의 약 40%가 원리금보장형 예금에 적립금을 방치하고 있다. 이 경우 연 수익률이 2~3%에 그쳐 DB형의 확정 급여보다 못한 결과가 나온다.

2025년 기준 원리금보장형 운용 수익률은 연 3.09%, 실적배당형은 연 16.8%다. 같은 DC형이어도 어디에 담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DC로 옮겨 놓고 아무것도 안 하는 건, 타이밍을 잘 잡고서 마지막 한 발을 헛딘 것과 같다.

전환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과, 전환 후 즉시 운용 상품을 고르는 것. 이 두 가지가 임금피크제 앞에서 퇴직연금 DB·DC 선택의 실질적인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는 다음 섹션에서 다룬다.

DC형 운용, 뭘 사야 하나, 상품 선택 가이드

DC형 계좌에서 고를 수 있는 상품은 크게 두 갈래다. 원리금보장형(예금·보험 등 원금이 지켜지는 상품)과 실적배당형(펀드·ETF 등 시장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상품)이다.

2024년 기준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3.67%, 실적배당형은 9.96%였다.
같은 해, 같은 DC형 계좌라도 무엇을 담았느냐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세 배 가까이 났다.

문제는 대다수 가입자가 원리금보장형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2024년 말 기준 DC형 적립금의 67%가 원리금보장형에 묶여 수익률이 3.67%에 머물렀다.
실적배당형을 택한 계좌는 9.96% 수익을 기록했다.

DC형에서 실적배당형 비중은 2024년 23.3%였다.
최근 5년 사이 비중은 7.6%포인트 올랐다.


원리금보장형 vs 실적배당형, 어느 쪽을 얼마나?

원리금보장형은 편하다. 계좌를 열어두면 약정 금리가 쌓이고, 원금이 날아갈 걱정이 없다. 시장 변동과 상관없이 일정 금리를 받을 수 있어 안정성을 우선할 때 적합하지만, 수익률이 제한적이고 물가 상승 시 실질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퇴직까지 5년 이내라면 원리금보장형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원금 손실을 복구할 시간이 부족해서다.

퇴직까지 10년 이상 남았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단기 변동성은 버텨낼 시간이 있으므로 실적배당형의 장기 기대수익이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20~30년 같은 긴 기간을 가정하면 예금 수준의 금리로 자산을 굴리는 것은 물가를 이기기 어렵다.

참고로, DC형 계좌는 법령상 위험자산(주식형 ETF 등)을 적립금의 최대 70%까지만 담을 수 있다(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기준). 나머지 30%는 원리금보장형이나 채권 같은 안정 자산으로 채워야 한다.

구분원리금보장형실적배당형
대표 상품정기예금, GIC(이율보증보험)TDF, ETF, 채권혼합형 펀드
원금 보호OX
2024년 수익률3.67%9.96%
적합한 사람퇴직 5년 이내, 원금 손실 감내 불가퇴직 10년 이상, 시장 변동 감내 가능
세금수익에 퇴직소득세 또는 연금소득세동일

TDF가 뭔가, ETF랑 뭐가 다른가

TDF(타깃데이트펀드)는 은퇴 목표 연도를 정해두면 그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자동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비중을 늘려주는 펀드다. 투자자가 직접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TDF 2040'은 2040년 전후 은퇴를 목표로 설계된 상품이다. 생애주기에 맞춘 자동 배분이 장점이라, 자산운용에 소극적인 가입자에게 적합하다.

ETF(상장지수펀드)는 S&P500 같은 주가지수나 특정 섹터를 추종한다. TDF보다 자유도가 높고 수수료가 낮은 경우가 많지만, 직접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

TDF의 퇴직연금 계좌 투자금액은 2024년 말 13조 4,000억 원이었다.
2025년 말에는 20조 1,000억 원으로 늘었다.
2025년 말 기준 TDF 수익률은 13.7%였다.
퇴직연금 전체 연간 수익률은 6.47%였다.

실제로 수익률 상위 가입자들의 선택은 달랐다. 원리금보장형 비중을 20% 이하로 유지한 가입자가 많았다.
이들은 실적배당형에 적립금의 79.5%를 투자했고, 그중 ETF 비중은 75.1%였다.
요컨대 TDF에 기대기보다 직접 ETF를 골라 담아 높은 수익을 낸 사례가 눈에 띈다. 다만 이 방식은 시장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여력이 있어야 통한다.

DC형과 IRP는 관련 법규에 따라 개별 주식 직접 투자가 금지되어 있다. ETF로 미국 주식 지수나 국내 업종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 허용된 범위 안에서 가장 선택지가 넓다.


수익률 차이를 만든 진짜 이유

수익률을 갈라놓은 핵심은 운용 방식 차이였다.

수익률 상위 10%는 실적배당형에 전체 적립금의 84%를 투자했다.
반면 수익률 하위 10%는 적립금의 74%를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했다.
운용방법별 수익률은 원리금보장형 3.09%, 실적배당형 16.8%였다.

비교 맥락에서 흔히 듣는 말이 있다. "DC형은 운용 능력이 없으면 위험하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데이터는 한쪽 결론만 내리기 어렵게 만든다. 수익률 상위 일부의 적극적 운용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반면, 가입자 절반은 2%대 낮은 수익률에 머물러 있다.

방치가 가장 해로운 선택이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적용되는 사전지정운용제도다. 자금이 현금성 상태로 오래 머무는 시간을 줄여준다.

문제는 디폴트옵션의 88%가 초저위험 상품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초저위험 상품의 비중은 88%이고, 그 기준 수익률은 3.3%다.
고위험 상품 비중은 16.8%에 불과하다.


퇴직까지 남은 기간별 선택 기준

  • 20년 이상 남은 경우: 실적배당형 위주로 가되, ETF 비중을 높여도 된다. 단기 하락이 와도 회복할 시간이 있다.
  • 10~20년 남은 경우: TDF가 무난한 선택이다. 스스로 비중 조절이 어렵다면 목표 연도에 맞는 TDF 하나로 충분하다.
  • 5~10년 남은 경우: 원리금보장형과 채권혼합형을 섞어 방어 비중을 높이기 시작할 때다.
  • 5년 이내: 원리금보장형 비중을 주력으로. 이 단계에서 주식형 ETF를 새로 담는 것은 무리다.

어떤 상품을 골랐든, 1년에 한 번은 계좌를 열어보는 것이 맞다. 납입은 회사가 하지만, 운용은 내 몫이다.

DB·DC·IRP 세금 완전 정리 , 일시금 vs 연금, 얼마 차이?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연금소득세가 붙는다.

연금소득세는 연령 구간별로 세율이 달라진다.
55~69세는 5.5%가 적용된다.
70~79세는 4.4%다.
80세 이상은 3.3%다.

연금으로 수령하면 수령 기간에 따른 감면 규정이 적용된다.
연금 수령 1~10년 차에는 퇴직소득세의 70%만 부담한다.
11년 차 이후에는 퇴직소득세의 60%만 낸다.
이 규정으로 일시금 대비 최대 40%까지 세금을 줄일 수 있다.


퇴직소득세가 뭔데?

퇴직금을 한 번에 받을 때 부과되는 세금이다.
일반 근로소득세와 계산 방식이 다르다.
퇴직소득금액, 근속연수, 환산급여를 기준으로 과세표준을 산출한 뒤 세율을 적용한다.
산출된 세액을 12로 나눈 다음 근속연수를 곱해 최종 납부액을 계산한다.
근속연수가 길수록 공제액이 커지므로 오래 다닌 직장일수록 실효세율이 낮아진다.

실제로는 공제가 많아 실효세율이 낮은 편이다.
예컨대 실효세율이 4~5%인 경우가 종종 있다.
퇴직금 3억 원을 일시금으로 받으면 약 1,700만 원의 퇴직소득세가 나온다.
이 금액을 IRP로 옮겨 연금으로 쪼개 받으면 세금을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


일시금 vs 연금, 세금이 얼마나 다른가?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면 감면이 적용된다.
표로 보면 핵심 차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수령 방식적용 세금세율(예시)비고
일시금퇴직소득세실효 4~5%근속연수·금액에 따라 다름
연금 1~10년 차연금소득세퇴직소득세의 70%30% 감면
연금 11년 차 이후연금소득세퇴직소득세의 60%40% 감면
IRP 세액공제 납입금 수령(55~69세)연금소득세5.5%나이 많을수록 낮아짐
중도 해지·일시 인출기타소득세16.5%세액공제 혜택 전부 반납

(소득세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기준)

IRP를 10년 이상 연금 형태로 분할 수령하면 퇴직소득세를 최대 40% 줄일 수 있다.
예컨대 퇴직소득세가 1,000만 원인 경우가 있다.
이 금액을 IRP로 옮겨 10년 이상 연금으로 받으면 실제 부담은 600만 원으로 줄어든다.


연금 수령 중 주의할 것: 연간 1,500만 원 한도

연금소득의 합산 기준이 있다.
운용 수익과 세액공제 받은 금액을 재원으로 수령한 연금소득이 연간 1,500만 원을 초과하면 해당 연금소득 전액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한다.

월급 등 다른 소득이 많은 사람은 세 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
원하면 16.5% 단일 세율로 분리과세를 신청할 수 있다.
합산 종합과세와 16.5% 분리과세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비교해 결정하면 된다.

단, 예외가 있다.
이연 퇴직소득(퇴직금을 IRP로 옮긴 것)을 재원으로 한 연금소득은 금액 크기와 상관없이 전액 분리과세된다.
종합과세 걱정 없이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IRP 세액공제, 납입할 때부터 세금을 아끼는 구조

IRP는 납입 단계에서 세액공제를 받아 세금을 바로 환급받는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이면 세액공제율은 16.5%다.
종합소득 4,500만 원 이하라는 조건이 같은 구간을 보완한다.
총급여가 5,500만 원을 초과하면 세액공제율은 13.2%다.

아래 표는 900만 원을 납입했을 때 환급액을 정리한 것이다.

소득 구간세액공제율900만 원 납입 시 환급액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종합소득 4,500만 원 이하)16.5%148만 5,000원
총급여 5,500만 원 초과13.2%118만 8,000원

(지방소득세 포함 기준, 연금저축+IRP 합산 한도 기준)

연금저축 단독 한도는 600만 원이다.
연금저축과 IRP 합산 한도는 900만 원이다.
일반 권장 순서는 연금저축 600만 원을 먼저 채우고, 남은 300만 원을 IRP에 넣는 것이다.


납입 → 운용 → 수령, 세금이 붙는 타이밍

  • 납입 단계: 세액공제로 즉시 환급된다. 연 최대 148만 5,000원(총급여 5,500만 원 이하 기준).
  • 운용 단계: 운용 수익은 인출 시까지 과세가 이연된다. 수익이 나도 당장 세금을 내지 않는다.
  • 수령 단계: 연금으로 받을 때는 3.3~5.5% 저율 과세가 적용된다. 일시금 수령이나 중도 해지 시에는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된다.

납입 시에는 13.2~16.5%를 돌려받는다.
연금 수령 시에는 3.3~5.5%만 부담한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절세 효과가 생긴다.


중도 해지는 독이다

한 가지만 기억하라.
IRP나 연금저축을 연금이 아닌 일시금으로 인출하면 퇴직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중도 해지 시에는 그동안 적용받았던 세액공제 혜택이 취소되고 추가 과세가 발생한다.
납입할 때 16.5%를 돌려받고, 해지할 때 16.5%를 토해내는 구조다.
결국 절세 효과가 사라진다.

IRP는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는다는 전제 아래서만 의미가 있다.

용어 사전

퇴직연금 DB·DC 차이를 이해하려면 여섯 개 용어만 잡으면 된다. 아래 용어들은 본문에서 설명 없이 쓰인 표현들인데, 뜻을 모르면 제도 전체가 안 읽힌다.


  • 확정급여형(DB, Defined Benefit): 퇴직할 때 받는 금액이 미리 정해진 구조.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라는 공식으로 금액이 확정된다. 운용 책임은 회사가 진다. 내 퇴직금이 얼마인지 입사 첫날부터 계산할 수 있다.

  •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 회사가 매년 납입하는 금액이 정해진 구조. 연봉의 12분의 1을 매년 내 계좌에 쌓아준다. 그 돈을 어떻게 굴릴지는 내가 결정한다. 최종 퇴직금은 운용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개인형 퇴직연금): 소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직접 개설할 수 있는 퇴직연금 전용 계좌. DB·DC는 회사가 가입시키지만, IRP는 내가 직접 만든다. 연간 900만 원 한도로 세액공제(소득 구간에 따라 13.2% 또는 16.5%)를 받을 수 있다. 퇴직할 때 퇴직금이 의무적으로 이 계좌로 들어온다(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2022년 4월 시행 기준).

  • 임금피크제: 보통 만 55~58세부터 임금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제도. DB형은 퇴직 직전 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계산한다. 그래서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둔 시점에 DC로 전환하지 않으면 퇴직금 총액이 줄어들 수 있다.

  • 디폴트옵션: DC형이나 IRP 가입자가 별도로 상품을 고르지 않으면 자동으로 적용되는 기본 운용 방식. 2023년 7월부터 의무화됐다. 방치해도 무조건 원금보장 상품으로만 가는 게 아니다. 사전에 설정된 방식대로 실적배당 상품에도 투자될 수 있다.

  • 퇴직소득세: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을 때 부과되는 세금(소득세법 기준). 근속연수가 길수록 공제 금액이 커져 실제 세 부담은 줄어든다. IRP에서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의 30~40%를 감면받을 수 있다. 일시금과 연금 중 어떤 방식으로 받을지에 따라 세금이 크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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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퇴직연금 DB와 DC의 핵심 차이는 무엇인가요?

운용 주체가 다르다. DB는 회사가 운용해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근속연수로 지급되고, DC는 회사가 매년 연봉의 1/12을 적립한 뒤 운용 수익이 근로자 몫이다.

DB형 퇴직금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해 계산된다. 회사가 운용 손실을 메우기 때문에 근로자 지급액은 사전에 확정된다.

DC형은 왜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나요?

운용 상품 선택 차이 때문이다. 2024년 말 DC 적립금은 118조 4,000억 원이었고 이 중 67%가 원리금보장형으로 편중돼 성과가 갈렸다.

내가 DC형인데 운용을 신경 쓰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나오나요?

운용을 방치하면 원리금보장형에 묶일 가능성이 커 실적배당형보다 낮은 수익을 받을 확률이 높다. 2024년 원리금보장 비중은 67%였다.

DB형이 유리한 경우와 불리한 경우는 어떻게 나뉘나요?

유리: 퇴직 직전 임금이 크게 오르거나 장기근속으로 마지막 월급이 높을 때. 불리: 임금피크제로 마지막 월급이 떨어지면 퇴직금이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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