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스토리9월 16일ETF

여러 ETF에 나눠 넣은 돈, 기업별 비중은 어떻게 셀까

여러 ETF에 나눠 넣은 돈, 기업별 비중은 어떻게 셀까

5%로 보였던 한 기업

계좌 1,000만 원 중 가기업 주식은 50만 원. 보유 목록에서 직접 산 주식만 보면 전체의 5%입니다. 그런데 함께 가진 ETF A와 ETF B 안에도 가기업이 들어 있다면 어떨까요. 이 기업에 투자한 돈은 계좌에 따로 표시된 50만 원이 전부가 아닙니다.
이 글에 등장하는 상품과 숫자는 모두 학습용 가상 예시입니다.

릴스에서 던졌던 “ETF 다섯 개 샀으니까, 분산투자 끝일까요?”라는 질문도 같은 문제입니다. ETF 이름이 다르다고 그 안의
기업까지 다른 것은 아닙니다. 같은 업종을 여러 상품으로 반복해서 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계좌 목록은 어떤 상품을 샀는지는 보여주지만, 그 돈이 최종적으로 어느 기업에 들어갔는지까지 펼쳐주지는 않습니다. 분산
여부를 판단하려면 상품별로 나눈 돈을 기업과 업종별로 다시 합쳐봐야 합니다. 출발점은 ETF 안에 들어 있는 보유 내역입니다.

상품명 뒤의 보유 내역

증권 앱에서 보유 ETF의 정확한 이름과 종목코드 또는 티커, 운용사를 적어두세요. 비슷한 이름의 다른 상품과 혼동하지 않도록 확인한 뒤, 해당 운용사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검색합니다.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는 ‘구성 종목’, ‘보유 종목’, ‘Holdings’, ‘Portfolio’ 항목을 찾습니다. 기업명과 비중을 확인하고
전체 내역을 내려받을 수 있다면 저장하세요. 아이셰어즈(iShares)의 경우 ‘Holdings’에서 보유 내역을,
‘Download Holdings CSV’에서 내려받을 자료를 찾을 수 있습니다. 메뉴 이름은 운용사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처음에는 상위 10개 종목부터 나란히 비교해도 됩니다. 다만 상위 목록에 중복이 없다고 전체 종목이 겹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 중복을 보려면 전체 내역이 필요합니다. 같은 기업이 한 ETF에서는 1%, 다른 ETF에서는 10%일 수 있으므로, 등장 여부뿐 아니라 비중도 함께 적어두세요.

계산의 기준 맞추기

계산에는 같은 시점의 현재 평가금액을 씁니다. 원화와 달러 자산은 같은 기준 환율로 통화를 통일하고, 현금과 다른 계좌를
포함할지도 먼저 정하세요. 보유 내역의 기준일도 가능한 한 맞춥니다. 날짜가 다르면 현재 계좌를 얼마나 정확히 반영하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차이를 기록합니다.

계산을 단순하게 하기 위해 ETF 두 개를 가진 가상 계좌를 사용하겠습니다. 현금을 포함한 전체 자산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유 자산현재 평가금액계좌 내 비중
ETF A600만 원60%
ETF B300만 원30%
가기업 직접 보유50만 원5%
현금50만 원5%
합계1,000만 원100%

이후 계산의 분모는 표의 합계인 1,000만 원입니다. 이 방식은 일반적인 현물 주식형 ETF의 보유 내역을 살펴볼 때
사용합니다. 레버리지·인버스·합성 ETF는 파생상품 구조까지 봐야 하므로 같은 계산만으로 투자 노출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계좌 전체 자산(ETF A 60%, ETF B 30%, 직접 보유 5%, 현금 5%)을 원형(파이)으로 시각화한 그래프

내 계좌 속 13.4%

가기업이 ETF A에는 8%, ETF B에는 12% 들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ETF A를 통한 투자금은 600만 원 × 8% =
48만 원, ETF B를 통한 투자금은 300만 원 × 12% = 36만 원입니다. 여기에 직접 보유한 50만 원을 더하면 134만 원입니다.

이를 전체 1,000만 원으로 나누면 13.4%가 됩니다. 비중으로 바로 계산해도 같습니다. ETF A는 60% × 8% = 4.8%,
ETF B는 30% × 12% = 3.6%입니다. 직접 보유분 5%까지 더한 4.8% + 3.6% + 5% = 13.4%가 릴스에 등장한 계산입니다.

다른 기업도 계좌 내 ETF 비중 × ETF 안의 기업 비중을 각각 구한 뒤, 직접 보유 비중과 합하면 됩니다. ETF 안의 8%와 12%를 단순히 더해 20%라고 하면 안 됩니다. 두 ETF에 배정한 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ETF A(48만 원), ETF B(36만 원), 직접 보유(50만 원)를 합쳐 특정 기업에 투자된 총액을 보여주는 막대 그래프

기업 너머의 업종 쏠림

기업 이름이 달라도 같은 산업에 속하면 비슷한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운용사 페이지의 ‘업종별 비중’, ‘Sector Breakdown’, ‘Exposure Breakdowns’를 열어보세요. ‘성장주’는 투자 스타일이고 ‘정보기술’은 업종이므로 같은 분류 기준끼리 비교해야 합니다.

같은 계좌에서 ETF A의 기술 업종 비중은 30%, ETF B는 50%이고, 직접 보유한 가기업도 기술 업종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기업 대신 업종 비중을 곱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투자 경로기술 업종 투자금계좌 내 비중
ETF A600만 원 × 30% = 180만 원18%
ETF B300만 원 × 50% = 150만 원15%
가기업 직접 보유50만 원5%
합계380만 원38%

현금을 포함한 전체 자산의 38%가 기술 업종에 들어 있습니다. ETF끼리 겹치는 기업을 찾는 것만으로는 이 모습을 다 보기 어렵습니다. 업종별 투자금과 직접 보유 주식까지 합쳐야 계좌 전체의 쏠림이 드러납니다.

ETF별 기술(Information Technology) 업종 노출을 계좌 내 투자금 기준으로 비교한 막대 그래프(ETF A 18%, ETF B 15%, 직접 보유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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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이 곧 잘못은 아니다

그렇다면 같은 기업이 들어 있는 ETF는 하나만 남겨야 할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구성과 비중이 완전히 같은 두
ETF에 돈을 절반씩 나눴다면, 기업별 최종 비중은 한 ETF에 전액 투자했을 때와 같습니다. 상품은 두 개지만 돈의 배분은
달라지지 않은 것입니다.

중복 횟수가 늘어난다고 투자 비중도 그만큼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기업이나 업종의 비중을 의도적으로 높이려고
ETF를 조합할 수도 있습니다. 중복은 계산할 이유이지, 그 자체로 매도할 이유는 아닙니다.

앞서 구한 13.4%나 38%에도 모두에게 적용되는 정답은 없습니다. 투자 기간과 목적, 감당할 수 있는 손실 범위에 비춰 원하는 배분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겹치는 기업이 있나”에서 멈추지 않고 “그 기업에 이만큼 투자하려던 게 맞나”까지 가야 점검이
끝납니다.

동일한 구성의 ETF 두 개에 절반씩 투자한 경우와 한 ETF에 전액 투자한 경우의 특정 기업별 최종 비중을 비교한 도식

다음 ETF를 담기 전

점검 결과는 ‘많이 겹친다’는 느낌보다 금액과 비중으로 남겨두는 편이 좋습니다. 원했던 배분을 함께 적어야, 이미 비중이 높은 곳에 더 투자하려는 것인지 부족한 곳을 채우려는 것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다음 다섯 가지를 한곳에 기록해 보세요.

  • 여러 ETF와 직접 보유 주식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기업

  • 그 기업에 투자된 합산 금액과 계좌 전체 비중

  •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과 그 비율

  • 내가 생각했던 배분과 현재 배분의 차이

  • 다음에 다시 확인할 시점

새 ETF를 검토할 때는 이 기록 옆에 구성 종목과 업종 비중을 놓습니다. 이미 많이 보유한 기업이나 업종이 다시 나온다면,
새 상품에 배정할 돈까지 반영해 비중이 어떻게 달라질지 살펴보세요. 새 이름을 추가하는 일과 부족한 투자 대상을 채우는 일은 다릅니다. 다음 점검에서도 같은 계좌 범위와 계산 기준을 쓰면 배분의 변화를 비교하기 수월합니다.

ETF의 중복은 같은 기업에 돈이 들어가는 경로가 겹친다는 뜻입니다. 그 기업에 얼마나 투자했는지는 경로의 개수가 아니라
합쳐진 돈이 말해줍니다. 다음 ETF를 담기 전에는 이렇게 물어보세요. “이 상품은 내 계좌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까, 이미 많이 가진 부분을 더 늘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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