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6월 10일

반도체,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소재·소모품 기업이 조용히 버는 이유

김jin · 불스토리 크리에이터

DRAM 가격이 2024년 1분기 대비 2분기에 93~98% 상승하면서 메모리사 이익이 크게 늘었다. KB증권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합산 영업이익을 2025년 91조 원으로 제시했다. 설비 투자와 공정 고도화로 소재·소모품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나 관련 기업들이 꾸준히 매출을 올린다.

들어가며: 프린터 말고 잉크를 사라

반도체 투자라고 하면 대부분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먼저 떠올립니다. 주가도 크고, 뉴스도 많고, 이름도 익숙합니다. 그런데 이 글은 그 기업들 이야기가 아닙니다.

반도체 공장이 가동되는 동안 매 분기 반복해서 소비되는 소재와 소모품,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기업들 이야기입니다.

비유로 시작하겠습니다. 프린터를 한 번 사면 몇 년은 씁니다. 하지만 잉크와 드럼은 쓸 때마다 계속 사야 합니다. 프린터(장비)는 한 번 팔리면 끝이지만, 잉크(소재)와 드럼(소모품)은 프린터가 켜져 있는 한 계속 팔립니다. 반도체 공장도 정확히 같은 구조입니다.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회사는 공장을 지을 때 큰 계약을 한 번 따냅니다. 반면 소재와 소모품을 납품하는 회사는 그 공장이 돌아가는 매 분기마다 꾸준히 매출이 발생합니다. 공장이 멈추지 않는 한 주문이 끊기지 않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반도체 공정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더 정밀해집니다. 요리를 더 정교하게 할수록 도마가 더 빨리 닳고 칼을 더 자주 갈아야 하는 것처럼, 공정이 정밀해질수록 같은 공장에서 소재와 소모품이 더 많이, 더 자주 소비됩니다. 공장 수가 늘지 않아도 소모량이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이유입니다.

이 글은 그 구조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 반도체 공장이 가동될수록 반복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

  • 공정이 고도화될수록 소모량이 늘어나는 구조를 가진 기업

  • 지금 주가가 적정 가격보다 싼 기업과, 이미 비싸진 기업

이 세 가지 기준으로 국내 기업 13곳을 정리했습니다. 반도체 뉴스에서 자주 들리지 않는 이름들이지만, 공장이 돌아가는 한 조용히 돈을 버는 기업들입니다.

P사이클과 Q사이클, 두 국면의 차이

반도체 투자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두 가지 국면이 있다. P사이클Q사이클이다. 이 둘을 구분하면, 왜 지금이 소재·소모품 기업에 주목해야 할 시점인지 보인다.


P사이클 , 같은 물건이 더 비싸게 팔리는 국면

P는 Price(가격)의 첫 글자다. 반도체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다. 공장 수나 생산량을 늘리지 않아도, 가격이 오르기만 해도 반도체 제조사의 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구간이다.

실제로 DRAM 가격은 2024년 1분기 대비 2분기에만 93~98% 상승했다. 이 가격 급등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약 7조 7,000억 원 적자에서 2025년 약 44조 7,000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2023년 약 14조 9,000억 원 적자에서 2025년 약 57조 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것이 P사이클이 만드는 이익의 변화 방식이다.


Q사이클 , 더 많이 만들고, 더 많이 돌아가는 국면

Q는 Quantity(수량)의 첫 글자다. P사이클이 진행되면 반도체 제조사들은 늘어난 이익을 공장 증설과 라인 확장에 투입한다. 이 투자가 실제 생산으로 연결되면서 물량이 늘어나는 구간이 Q사이클이다.

P사이클에서 가장 많이 버는 것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제조사다. 반면 Q사이클, 즉 공장이 더 많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그 혜택이 소재·소모품·장비 기업으로 흘러간다.

커피 가격이 갑자기 2배가 됐다고 상상해보자. 처음에는 커피를 파는 카페가 가장 많이 번다. 이게 P사이클이다. 그러다 카페가 돈을 벌어 지점을 늘리기 시작하면? 커피 원두(소재), 컵(소모품), 에스프레소 머신(장비)을 납품하는 회사들이 바빠진다. 이게 Q사이클이다.


지금은 딱 그 전환점

2024년과 2025년은 DRAM 가격 급등이 만든 전형적인 P사이클이었다. 이 급증한 이익은 대규모 설비 투자(CAPEX, 공장·장비에 돈을 쓰는 것)로 이어지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을 2025년 91조 원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2026년 영업이익을 630조 원으로 전망했다.

2027년 전망치는 906조 원이다.

이 투자가 실제 가동으로 이어지면 소재와 소모품 수요가 늘어난다.

그로쓰리서치(2026년 6월 8일)는 지금을 "반도체 업황의 주도권이 칩메이커에서 소부장 기업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이라고 진단했다. 가격 상승이 이익을 이끌던 국면에서, 물량 확대와 공정 고도화가 실적을 이끄는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아래 표는 두 국면의 차이를 한눈에 정리한 것이다.

구분P사이클 (가격 상승 국면)Q사이클 (물량 확대 국면)
언제?수요 > 공급일 때 가격이 오르는 시기 (2024년 하반기 ~ 2025년)공장·설비가 늘어나며 생산 물량이 커지는 시기 (2025년 하반기 ~ 2026년~)
누가 가장 많이 버나?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제조사소재·소모품·장비 기업
이익이 생기는 원리같은 물량을 팔아도 가격이 올라 이익 증가가격이 같아도 물량이 늘면서 이익 증가
주가 수혜 대상메모리 반도체 대기업반도체 소재·소모품·장비 기업

수요를 만드는 두 개의 엔진

Q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소재·소모품 수요를 끌어올리는 두 개의 엔진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첫 번째 엔진 , 공장이 더 많이 돌아간다

가장 먼저 숫자로 확인된다. SEMI(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전 세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은 32억 7,500만 제곱인치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1% 늘었다. 웨이퍼는 반도체 공장이 더 많이 돌아갈수록 더 많이 쓰인다. 이 숫자는 공장 가동량이 실제로 늘고 있다는 직접적인 신호다.

장비 투자는 그보다 더 크다. SEMI는 2026년 전 세계 300mm 반도체 공장 장비 투자가 전년 대비 18% 늘어난 1,330억 달러(약 18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흐름도 같은 방향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모두 다년간의 설비 투자 계획을 실행 중이며, 한국의 장비 투자는 전년 대비 27% 늘어난 296억 6,000만 달러(약 40조 원) 규모로 전망된다.

장비를 사는 것 자체가 소재·소모품 수요를 만드는 건 아니다. 그 장비가 실제로 돌아가기 시작할 때, 소재와 소모품이 소비된다. 공장이 더 많이, 더 오래 돌아갈수록 소재·소모품 기업에 흘러내려오는 물량은 그만큼 늘어난다.


두 번째 엔진 , 공정이 고도화될수록 더 많이 소모된다

이 엔진이 더 중요하다. 공장 수가 늘지 않아도 소재·소모품이 더 많이 팔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정 고도화가 같은 설비 내에서 소비를 늘리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정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더 정밀해진다. 낸드 리소그래피 공정의 반복 횟수는 9세대(V9)에서 10번이었다. 작업 반복이 늘면 재료와 부품이 더 많이 소모된다.

10세대(V10)에서는 리소그래피 반복 횟수가 14번으로 늘어난다. 막을 원자 단위로 쌓는 ALD 공정도 DRAM이 한 세대 올라갈 때마다 스텝 수가 크게 증가한다. 작업이 반복될 때마다 재료가 소모되고 부품이 닳는다.

HBM4(최신 고성능 메모리)는 이전 버전(HBM3E)보다 웨이퍼를 33% 더 쓴다. 낸드는 층수가 높아질수록 공정 챔버 안에서 부품이 더 빨리 마모된다. 이 관계는 공정 미세화가 멈추지 않는 한 구조적으로 계속 유효하다.

💡 요리를 더 정교하게 할수록 도마도 더 빨리 닳고 칼도 더 자주 갈아야 한다. 반도체 공정이 정밀해지는 것도 같은 원리다. 같은 공장에서 더 좋은 반도체를 만들수록 소재와 소모품이 더 많이 소비된다.


두 엔진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

중요한 점은 이 두 엔진이 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 첫 번째 엔진: 새 공장이 생기고 기존 공장이 더 많이 돌아가면서 소재·소모품의 절대 소비량이 늘어난다.

  • 두 번째 엔진: 공정이 고도화되면서 같은 공장에서도 소재·소모품을 더 많이, 더 자주 소비하는 구조로 바뀐다.

공장이 많아지는 동시에 공정도 정밀해지고 있다. AI 학습과 추론 수요 증가가 HBM 수요를 끌어올리고, 데이터센터용 낸드 수요도 함께 늘면서 이 두 엔진에 동시에 연료가 공급되는 상황이다.

소재·소모품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공장이 늘어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한 구조다. 공장 수가 늘지 않아도 공정이 고도화되기만 해도 매출이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공정별 수혜 기업 지도 , 웨이퍼가 지나가는 길목마다 돈을 버는 기업들

반도체 공장 안에서 웨이퍼는 한 방향으로 흐릅니다. 회로를 그리고, 막을 쌓고,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고, 표면을 평평하게 다듬고, 마지막으로 불량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이 흐름의 각 길목마다 소재와 소모품이 소비됩니다. 국내 기업들은 이 길목 곳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① 리소그래피 , 빛으로 회로를 새기는 단계

웨이퍼 위에 감광액(포토레지스트)을 바르고 빛을 쏘아 회로 패턴을 새기는 작업입니다. 핵심은 반복 횟수입니다. 낸드 메모리의 층수가 올라갈수록 이 작업을 되풀이하는 횟수가 늘어납니다. 9세대(V9)에서 10번이던 것이 10세대(V10)에서는 14번으로 늘어납니다. 같은 공장에서 층수만 올려도 감광액 소비량이 40% 가까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동진쎄미켐이 수혜를 받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감광액 시장의 90% 이상을 일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3D 낸드에 쓰이는 KrF(크립톤 불화물) 두꺼운 감광액만큼은 동진쎄미켐이 사실상 독점 공급합니다. 낸드 층수가 올라가는 한, 이 수요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② ALD 증착 , 원자 두께로 막을 쌓는 단계

ALD(원자층 증착)는 원자 한 층씩 막을 쌓는 공정입니다. 쉽게 말하면 웨이퍼 위에 눈에 보이지도 않을 얇은 필름을 층층이 덮는 작업입니다. DRAM 공정이 한 세대 올라갈 때마다 이 막을 쌓는 횟수가 크게 늘어납니다. 이전 세대에는 2~3번이던 것이 최신 세대에서는 10번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막을 쌓을 때마다 전구체(막의 재료가 되는 화학물질)가 소모됩니다.

한솔케미칼덕산테코피아가 이 전구체를 공급합니다. 새 공정 라인이 안정 가동에 들어가는 2026년 하반기부터 이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납니다.


③ 식각·세정 , 깎아내고 씻어내는 단계

막을 쌓은 다음에는 불필요한 부분을 화학약품으로 깎아내고(식각), 남은 불순물을 씻어냅니다(세정). 이 두 단계에서 소비되는 화학 재료는 신규 공장 라인이 가동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바로 소모됩니다. 설비 투자가 실제 생산으로 연결되는 시점에 가장 빠르게 매출이 잡히는 구조입니다.

솔브레인은 이 식각·세정 소재 분야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양사를 모두 고객으로 두고 있습니다. 신규 라인 가동이 곧 솔브레인의 분기 실적으로 직결되는 이유입니다.


④ 식각 소모품과 챔버 소모품 , 공정 안에서 닳는 부품들

식각 공정에서는 화학약품 외에 챔버(반응 용기) 안에서 같이 닳는 부품들이 있습니다. 플라즈마(고에너지 가스)로 막을 깎을 때 챔버 내부 부품도 함께 소모됩니다. 낸드 층수가 높아질수록 플라즈마 에너지를 더 세게 써야 하기 때문에 부품이 더 빨리 닳습니다.

티씨케이하나머티리얼즈는 이 식각 소모품을 공급합니다. HBM4(최신 고성능 메모리)부터는 새로운 소재의 부품이 추가로 채택되어 이 두 기업의 공급 범위가 넓어집니다.

챔버를 감싸는 석영(쿼츠) 부품은 별도입니다. 선단 공정일수록 오염 속도가 빨라져 교체 주기가 짧아집니다. 원익QnC, 월덱스, 비씨엔씨 세 기업이 이 석영 부품 시장을 나눠 공급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이 부품의 재고를 두 배 이상 확보해달라고 선제적으로 요청한 상태입니다.


⑤ 어닐링·CMP , 치유하고 다듬는 단계

공정 중간중간에는 미세한 결함을 고치고 표면을 고르게 만드는 단계가 들어갑니다.

어닐링(열처리)은 고온·고압의 수소 가스로 공정 중 생긴 미세 결함을 치유하는 작업입니다. 최신 DRAM 공정에서 새로운 절연막 구조가 채택되면서 이 열처리 공정이 필수가 됐습니다. HPSP는 이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95%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CMP(화학적 기계 연마)는 층을 쌓은 뒤 표면을 연마재로 갈아 평평하게 만드는 공정입니다. HBM처럼 메모리를 수직으로 쌓는 구조에서는 층을 쌓을 때마다 이 연마 과정이 필요합니다. 층수가 늘어날수록 연마 횟수와 소모량도 비례해서 증가합니다. 케이씨텍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CMP 장비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⑥ 세정·재생과 계측·검사 , 장비를 관리하고 불량을 잡는 단계

공정이 끝난 부품과 장비는 정기적으로 세정하고 코팅을 다시 입혀야 합니다. 공장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부품이 더 빨리 오염되어 청소 주기가 짧아집니다. 코미코한솔아이원스는 이 세정·재코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삼성전자·TSMC(대만의 파운드리 세계 1위 기업) 공장 인근에 현지 거점을 미리 만들어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불량 여부를 확인하는 계측·검사 단계가 있습니다. 공정이 정밀해질수록 원자 단위의 결함도 잡아야 하기 때문에 검사 장비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파크시스템스는 원자간력현미경(AFM) 분야에서 세계 선두입니다. 반도체 업황이 좋든 나쁘든 공정 미세화 흐름이 이어지는 한 이 수요는 구조적으로 유지됩니다.


아래 표는 이 흐름을 한눈에 정리한 것입니다.

공정쉬운 설명국내 수혜 기업
리소그래피빛으로 회로를 새기는 작업. 낸드 층수가 올라갈수록 반복 횟수 증가동진쎄미켐
ALD 증착원자 두께로 막을 쌓는 작업. 공정 세대마다 횟수 급증한솔케미칼, 덕산테코피아
식각·세정막을 깎고 씻어내는 화학 재료. 신규 라인 가동 즉시 소모솔브레인
식각 소모품챔버 안에서 닳는 부품. 낸드 층수·HBM4 채택으로 소모 가속티씨케이, 하나머티리얼즈
챔버 석영 부품챔버를 감싸는 소모성 부품. 교체 주기 단축원익QnC, 월덱스, 비씨엔씨
어닐링결함을 수소 열처리로 치유. 최신 DRAM 공정에서 필수화HPSP
CMP표면 연마. HBM 층수 증가로 소모량 비례 증가케이씨텍
세정·재생오염 부품 세정·재코팅. 가동률 상승으로 주기 단축코미코, 한솔아이원스
계측·검사원자 단위 불량 검사. 공정 미세화로 구조적 수요 증가파크시스템스

모든 기업이 같은 시점에 Q사이클의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공정별 특성과 제품 리드타임(주문에서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에 따라 수혜 시점이 다르다. 지금 당장 분기 실적에서 확인되는 기업, 2026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기업, 그리고 2027년 이후를 보는 기업으로 나눌 수 있다.


1순위 (지금) 실적에서 이미 확인되는 기업들

동진쎄미켐은 실적이 숫자로 검증됐다. 2026년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665억 9,3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3% 증가했다. 중국 법인 매각으로 수익 구조가 개선된 데다, 삼성전자 낸드 V10 세대 전환으로 포토레지스트(감광액) 도포 횟수가 늘어난 효과가 분기 실적에 바로 반영됐다. 이 제품은 납품 결정부터 실제 출하까지 기간이 짧아, 삼성전자가 낸드 가동률을 올리면 매출이 즉각 반응한다.

솔브레인도 비슷한 구조다. 제품 리드타임이 한 달 미만으로 짧아 시장 수요 변화에 즉시 대응할 수 있다. 회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RAM, NAND, HBM, Foundry 전 부문에 소재를 공급한다. 메모리 공장이 더 많이 돌아가면 식각액 출하량이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NH투자증권은 전방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2026년 실적이 분기별 계단식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낸드의 V8, V9 전환 본격화와 자회사 정상화가 하반기부터 성장의 가속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티씨케이하나머티리얼즈는 식각 공정에서 플라즈마(고에너지 가스)에 직접 노출되는 소모품(SiC 링 등)을 만든다. 1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국내 메모리 고객사의 NAND V8향 마이그레이션 물량 증가는 향후 낸드 시장의 점진적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다. 층수가 높아질수록 플라즈마 강도가 세지고 부품이 더 빨리 닳는다. 가동률이 오르면 교체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원익QnC월덱스는 챔버 내부를 감싸는 석영(쿼츠) 부품을 만든다.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이미 재고를 두 배 이상 확보해 달라고 선제적으로 요청한 상태다. 2026년 원익QnC의 실적은 쿼츠 부문 성장과 MT Holding의 수익성 개선으로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2순위 (2026년 하반기) 본격화되는 기업들

한솔케미칼덕산테코피아는 ALD(원자 두께로 막을 쌓는 공정) 전구체를 공급한다. 이 공정은 새 라인이 안정 가동된 뒤 전구체 소모가 본격화되는 순서다. 장비가 먼저 들어오고 공정 안정화가 이어지면 전구체 소비가 급증한다. 상반기 가동률 회복과 고단화(고성능 제품 비중 확대)에 따른 소재 투입량 증가가 예상된다.

HPSP는 고압 수소 열처리 장비를 만든다. 최신 DRAM 공정에서 이 열처리 단계가 필수가 됐고, 현재 시장 점유율이 95% 수준이다. 장비 발주는 공정 설계가 확정된 이후에 나오기 때문에 실적 반영은 하반기부터다. 현재 주가는 적정 가격 아래에 있고, 발주 타이밍이 후행하는 구조상 지금은 수혜 직전 구간이다.


3순위 (2027년 이후) 중장기 수혜 기업들

코미코한솔아이원스는 공장 부품을 세정하고 코팅을 다시 입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부품 오염이 빨라지고, 세정·재코팅 주기가 짧아진다. 삼성전자와 TSMC(대만 파운드리 세계 1위 기업) 공장 인근에 현지 거점을 이미 구축했다. 수혜는 분명하지만, 가동률 상승 결과가 실적으로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다.

케이씨텍은 HBM처럼 메모리를 수직으로 쌓는 구조에서 표면을 평탄하게 만드는 CMP 공정 장비와 소모품을 만든다. 층수가 높아질수록 표면 갈기(CMP) 횟수가 비례해 늘어난다. 삼성전자 지분 투자 기업으로, 국내에서 유일한 CMP 장비사라는 포지션을 갖고 있다.


수혜 시점 한눈에 정리

시점기업왜 먼저/나중인가
지금 바로동진쎄미켐, 솔브레인리드타임이 짧다. 가동률 오르면 매출이 즉각 반응
지금 바로티씨케이, 하나머티리얼즈낸드 V8·V9 전환에 맞춰 소모품 교체 수요가 이미 시작
지금 바로원익QnC, 월덱스선제 재고 요청을 이미 받은 상태. 수요가 오기 전에 주문이 들어온 구조
2026년 하반기한솔케미칼, 덕산테코피아새 라인 안정화 이후 전구체 소모가 본격화
2026년 하반기HPSP장비 발주가 공정 확정 이후에 나오는 구조, 지금은 수혜 직전 구간
2026년 하반기 ~ 2027년코미코, 한솔아이원스가동률 상승 → 세정 주기 단축 → 매출에 시차가 있다
2026년 하반기 ~ 2027년케이씨텍HBM 단수 증가 → CMP 횟수 증가 → 매출에 시차가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키움증권은 메모리 산업이 가격 상승 중심의 국면에서 설비 증설과 출하 성장 국면으로 전환되는 변곡점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시기에는 소재 기업의 실적 레버리지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고 봤다. 다만 이 타이밍 분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계획대로 가동률을 올린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수율 안정화가 예상보다 늦어지면 2순위·3순위 기업들의 수혜 시점도 함께 밀린다.

지금 주가가 싼가, 비싼가

주가가 싼지 비싼지를 따지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앞으로 12개월 동안 이 회사가 한 주당 얼마를 벌 것으로 예상되는지(NTM EPS, 내년 예상 주당순이익)를 구하고, 그 이익에 적정 배수를 곱해 '이 주식이 있어야 할 가격'을 추정합니다. 이것이 PER(주가수익비율, 주가가 이익의 몇 배인지) 기반 밸류에이션의 핵심입니다.

여기서는 두 개의 시나리오를 씁니다. 보수적 시나리오는 경기 침체나 공정 전환 지연 같은 악재가 일부 반영될 때의 하단 가격이고, 공격적 시나리오는 Q사이클이 기대대로 진행될 때의 상단 가격입니다. 괴리율(+/-)은 지금 주가 기준으로 목표 가격까지 얼마나 올라가거나 내려가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아래 표의 기준일은 2026년 6월 9일입니다.

기업 (종목코드)유형현재 주가내년 예상 주당순이익적정가 (보수적)과열가 (공격적)보수적 상승여력공격적 상승여력
동진쎄미켐 (005290)A형59,800원4,669원93,000원122,000원+55.5%+104.0%
월덱스 (101160)A형25,450원2,556원51,120원73,500원+100.9%+188.8%
원익QnC (074600)A형31,150원1,850원46,250원68,100원+48.5%+118.6%
솔브레인 (357780)A형429,500원20,900원481,000원620,000원+12.0%+44.3%
케이씨텍 (281820)A형68,000원4,800원77,000원116,000원+13.2%+70.6%
코미코 (183300)B형150,000원4,300원157,800원259,400원+5.2%+72.9%
한솔아이원스 (114810)A형16,530원1,242원17,388원28,560원+5.2%+72.8%
한솔케미칼 (014680)A형276,000원15,000원285,000원400,000원+3.3%+44.9%
하나머티리얼즈 (166090)A형60,500원4,400원74,800원113,600원+23.6%+87.8%
티씨케이 (064760)A형305,500원9,800원284,200원368,000원-7.0%+20.5%
HPSP (403870)A형50,800원1,233원40,700원66,700원-19.9%+31.3%
덕산테코피아 (317330)C형27,600원,14,400원19,600원-47.8%-29.0%
비씨엔씨 (146320)C형14,450원492원13,384원17,500원-7.4%+21.1%

표에서 눈에 띄는 구분이 있습니다.

저평가 그룹:
이 그룹은 보수적 시나리오 기준에서도 현재 주가가 적정가의 절반 수준입니다. 아래 세 종목이 해당합니다.

  • 월덱스, +100.9%, A형, 실적 가시성이 높음.

  • 원익QnC, +48.5%, A형, 실적 가시성이 높음.

  • 동진쎄미켐, +55.5%, A형, 실적 가시성이 높음.

적정 수준 그룹:
솔브레인, 케이씨텍, 코미코, 한솔아이원스, 한솔케미칼은 보수적 기준으로 5~~~~~70%대 상승 여력이 열립니다.

주의 그룹:
티씨케이와 HPSP는 보수적 기준에서 이미 적정 가격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실적 성장이 동반되어도 현재 주가에서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입니다. 덕산테코피아는 C형 기업으로 아직 이익이 본격화되지 않아 두 시나리오 모두에서 현재 주가가 과도하다고 판단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숫자가 '지금 당장의 매수 신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Q사이클이 실제로 기대대로 진행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 섹션에서 가장 저평가된 두 기업, 동진쎄미켐과 월덱스를 더 깊이 들여다봅니다.

가장 눈여겨볼 두 기업 심층 분석

두 기업을 고른 이유는 단순히 저평가된 수치 때문만이 아닙니다. Q사이클 수혜가 실적에 직접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시장이 아직 충분히 주목하지 않은 변화가 이미 진행 중입니다.


동진쎄미켐 (005290) , 감광액 독점 공급사, 세 가지가 동시에 바뀌고 있다

동진쎄미켐의 핵심 제품은 포토레지스트(감광액)입니다. 이 재료는 빛에 반응해 웨이퍼 위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역할을 합니다. 이 시장의 90% 이상을 일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단 하나의 예외가 삼성전자 3D 낸드에 쓰이는 KrF(불화크립톤) 감광액입니다. 이 품목만큼은 동진쎄미켐이 사실상 독점으로 공급합니다. 낸드 층수가 올라갈수록 이 감광액을 도포하는 횟수가 늘어납니다. V9 기준 10번, V10 기준 14번으로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지금 동진쎄미켐에는 실적 흐름을 바꾸는 변화 세 가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 이익 체질 개선: 2026년 중국 법인을 매각하면서 저수익 구조를 정리했습니다.

2026년 1분기 공시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었고 영업이익은 39.3%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이 15.9%에서 20.3%로 올라선 것은 중국 법인 정리 효과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 수준의 체질 변화가 주가에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 텍사스 공장 가동 임박: 킬린의 반도체용 신너 공장과 플레인뷰의 고순도 황산 합작 공장을 2026년 2~3분기에 순차 가동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두 공장을 100% 가동할 경우 공장당 기대 연 매출은 700억~800억 원 수준입니다.

두 거점을 합산하면 연 최대 1,500억 원의 신규 매출입니다.

  • 고객 다변화: 고순도 황산 공장은 TSMC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TSMC향 매출은 2026년 하반기 발생 예정입니다.

2025년 기준 전체 매출의 59%가 삼성전자에서 나왔습니다. TSMC 공급이 현실화되면 고객 집중 구조가 서서히 분산됩니다.

주가 기준으로 보면, 일본 경쟁사 TOK는 PER(주가가 이익의 몇 배인지) 35배 수준에 거래됩니다.

동진쎄미켐은 현재 주가 59,800원입니다. 내년 예상 주당순이익 4,669원을 적용하면 PER는 약 12배 수준입니다. 텍사스 공장 가동 전임에도 이익 체질은 이미 바뀐 상태입니다.

리스크: 텍사스 공장 초기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 비용이 단기 이익을 일시적으로 누를 수 있습니다. EUV(차세대 극자외선) 감광액 시장은 일본이 90% 이상 장악하고 있어 차세대 공정으로의 확장은 쉽지 않습니다.


월덱스 (101160) , 석영 부품 3사 중 재무가 가장 탄탄한 기업

쿼츠 파츠(석영 부품)는 반도체 증착·식각 공정에서 챔버 내부를 감싸는 소모품입니다. 플라즈마 에너지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에 공정이 정밀해질수록, 낸드 층수가 높아질수록 더 빨리 닳아 교체 주기가 짧아집니다. Q사이클이 진행될수록 수요가 자동으로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월덱스를 따로 살펴보는 이유는 실적이 아니라 재무 구조에 있습니다.

  • 순현금 1,473억 원: 석영 부품 3사(원익QnC·월덱스·비씨엔씨) 중 현금에서 빚을 뺀 순현금이 가장 많습니다. 불황이 와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다릅니다.

  • ROIC 30% 이상: 투자한 자본 대비 이익률이 30%를 넘습니다.

쉽게 말하면 100원을 투자해서 30원 이상을 버는 사업 구조입니다.

  • 주가가 이익에 비해 낮은 수준: 현재 주가 25,450원, 내년 예상 주당순이익 2,556원 기준입니다.

적정 PER 20배를 적용하면 적정 가격은 51,120원입니다.

현재 주가는 약 10배 수준으로 이익 수준에 비해 낮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수요 측면에서도 선행 신호가 들어왔습니다.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이미 재고를 두 배 이상 확보해달라고 선제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실제 주문이 오기 전에 예약 주문이 먼저 쌓이는 구조입니다.

매출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49%, 수출(미국·대만·중국·일본 등)이 51%를 차지합니다. 고객이 한 곳에 몰려 있지 않아 특정 고객사 부진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릴 위험이 낮습니다.

리스크: 고객사가 재고를 충분히 쌓은 뒤 주문 속도를 일시적으로 줄이는 구간이 올 수 있습니다. 재고 선구매는 강점이면서 동시에 단기 수요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두 기업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패턴은 하나입니다. Q사이클의 과실이 실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때까지 주가는 아직 크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텍사스 공장 가동과 재고 선구매 요청처럼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수치는 하반기부터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 논리가 무너지는 조건

이 글에서 제시한 투자 아이디어는 하나의 전제 위에 서 있다. "공장이 더 돌아가고, 공정이 고도화될수록 소재·소모품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전제가 무너지는 시나리오가 분명히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짚는다.


리스크 1, 수율 안정화가 예상보다 늦어진다

새 공정 라인이 가동을 시작한다고 해서 소재·소모품 수요가 즉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수율(웨이퍼 한 장에서 정상 제품이 나오는 비율)이 안정화되어야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고, 그때 비로소 소재와 소모품이 소비된다. 2026년 상반기는 HBM3E에서 HBM4로 생산 전환이 이루어지는 과도기다. 새 제품의 수율 안정화 작업이 병행되면서 일시적으로 출하량이 조정될 수 있다. 수율이 예상보다 늦게 잡히면, 소재·소모품 수요 전반도 같이 후행한다. 이 경우 "하반기에는 본격화된다"는 수혜 시점 전망이 한 분기, 또는 두 분기씩 뒤로 밀릴 수 있다.


리스크 2, 공정 전환 속도가 더디다

이 글에서 설명한 두 번째 엔진, 즉 "공정이 고도화될수록 같은 공장에서 소재·소모품을 더 많이 소비한다"는 논리는 DRAM이 세대를 교체하고 낸드가 층수를 쌓아 올리는 속도에 달려 있다. 공정 전환이 지연되면 이 엔진 자체가 힘을 잃는다. HBM 공정 난이도 증가는 평균 수율 제고를 지속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공정이 어려워질수록 수율 안정화에 시간이 걸리고, 그 기간만큼 공장 가동률이 낮게 유지된다. 낮은 가동률은 낮은 소재·소모품 소비량으로 연결된다.


리스크 3, AI 투자 사이클이 예상보다 빠르게 꺾인다

소재·소모품 수요를 밑에서 받쳐주는 것은 결국 AI 데이터센터 투자다. 해외 투자 전문가들은 현재 전망이 메모리 가격과 마진, 공급 절제가 장기간 유지된다는 가정에 기반한다고 지적한다. AI 수요가 예상보다 완만하게 증가하거나 생산능력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공급 제약이 완화되고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 AI 빅테크의 설비 투자 속도가 줄어들면 메모리 수요가 꺾이고, 그 여파는 소부장 기업의 주문량 감소로 이어진다. 이것이 이 논리의 바깥 경계선이다.


분기마다 반드시 확인해야 할 선행 지표

소재·소모품 기업들의 실적 흐름을 앞서 파악하려면, 그 기업들의 결과물이 아니라 원인이 되는 지표를 먼저 봐야 한다. 분기마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라.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 "가동률", "수율 개선", "1c 공정 램프업" 관련 발언이 소재·소모품 기업 실적을 3~6개월 앞서 예고한다. "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됐다"는 발언은 소재·소모품 수요 가속 신호다.

  • 300mm 웨이퍼 출하량 (SEMI 월간 데이터): 전 세계 반도체 공장이 실제로 얼마나 돌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다. 출하량이 전년 대비 지속 증가하면 Q사이클 논리가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 낸드 층수 전환 속도: 삼성전자 V9에서 V10으로의 전환 일정은 동진쎄미켐·원익QnC·티씨케이 등 핵심 수혜 기업의 주문 증가 시점과 직결된다. 설비 투자(CAPEX) 증가 기준으로 DRAM과 낸드 생산량 증가는 20% 전후에 불과해,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증설 속도 자체가 예상보다 빠르면 공급 과잉 전환 리스크가 생긴다.

  • 중국 메모리 업체(CXMT 등) 생산량 증가 속도: 중국 CXMT의 2026년 생산 목표는 2025년 대비 67% 성장한 수준이다. 이 증산 목표가 실제로 달성되면 글로벌 메모리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가동률 조정 압력으로 이어진다.

결국 이 투자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유효하게 만드는 조건은 단순하다. 공장이 계속 바쁘게 돌아가고, 공정 세대 전환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AI 투자가 지속되는 것이다. 그 세 가지 조건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신호를 매 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이 투자 아이디어를 관리하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다.

용어 사전

  • P사이클: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제조사 이익이 늘어나는 국면. 수요가 공급을 앞질러 같은 물량을 팔아도 더 많이 버는 시기다.

  • Q사이클: 반도체 공장 수와 생산 물량이 늘어나면서 소재·부품·장비 기업 이익이 늘어나는 국면. P사이클에서 번 돈이 설비 투자로 이어지면서 시작된다.

  • 소부장: 소재·부품·장비의 줄임말. 반도체 공장이 돌아가는 데 필요한 재료, 소모품, 제조 설비를 만드는 기업군을 통칭한다.

  • ALD (Atomic Layer Deposition, 원자층 증착): 원자 두께 수준으로 얇은 막을 층층이 쌓는 공정. 반도체 세대가 올라갈수록 이 막 쌓기 횟수가 크게 늘어나 재료 소모량도 함께 증가한다.

  • 포토레지스트 (감광액): 빛에 반응해 웨이퍼 위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화학 재료. 낸드 메모리의 층수가 높아질수록 도포 횟수가 늘어나 소모량이 구조적으로 증가한다.

  • 식각 (Etching): 불필요한 막을 화학약품이나 플라즈마로 깎아내는 공정. 이때 쓰이는 화학 재료를 식각액, 챔버 안에서 함께 닳는 부품을 식각 소모품이라 부른다.

  • 수율: 웨이퍼 한 장에서 정상 작동하는 반도체가 몇 %나 나오는지를 나타내는 비율. 수율이 60%라면 100개 만들어 40개는 불량이라는 뜻이다. 수율이 낮으면 같은 소재를 써도 정상품이 덜 나오므로 제조사 이익이 줄어든다.

  • CAPEX (Capital Expenditure, 설비투자): 공장·장비·건물 같은 고정 자산에 쓰는 대규모 지출. 반도체 회사가 새 공장을 짓거나 라인을 늘릴 때 집행하는 투자 비용이 여기에 해당한다.

  • PER (Price-to-Earnings Ratio, 주가수익비율): 현재 주가가 주당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 PER 20배라면 지금 주가가 연간 이익의 20배라는 뜻이다. 같은 업종에서 PER이 낮을수록 이익 대비 주가가 싸다고 본다.

  • NTM EPS (Next Twelve Months Earnings Per Share, 내년 예상 주당순이익): 앞으로 12개월 동안 주식 한 주당 얼마를 벌 것으로 예상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 현재 주가를 이 수치로 나누면 현재 PER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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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반도체 소재·소모품 기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을 팔아서 이익을 내나?

공정용 화학약품, 포토레지스트, 세정액과 챔버 내 소모성 부품을 판다. 공정이 정밀해질수록 반복 소비로 매출이 쌓인다.

반도체 장비 대신 소재·소모품 기업에 투자할 때 장점과 리스크는 무엇인가?

장점은 공장이 가동될 때마다 반복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리스크는 공정 축소나 기술 변화로 수요가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업황 하락기에도 소재·소모품 기업이 꾸준히 버는 구조는 어떻게 형성되나?

소모품은 공장이 가동되는 한 주기적으로 소비돼 기본 수요가 유지된다. 공정 고도화는 단위당 소모량을 더 늘린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소모품 교체 주기와 매출 연관성은 어떻게 되나?

교체 주기는 공정 반복 횟수와 장비 가동시간에 따라 결정된다. 교체가 잦을수록 소모품 매출이 즉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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